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관권선거 공방]똑같은 입씨름…여야만 바뀌어

입력 | 2000-03-13 19:25:00


선거에서의 관권선거 공방만을 놓고 본다면 ‘역사는 숙명적으로 반복한다’는 슈펭글러의 ‘순환사관(循環史觀)’이 꼭 들어맞는다. 한나라당이 관권선거 의혹을 본격 제기한 13일로부터 꼭 4년 전인 96년 3월13일. 국민회의 자민련 민주당 등 당시 야3당은 일제히 당시 여당이던 신한국당이 총선을 앞두고 관권선거를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당시 야당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선거대책위의장의 주례보고와 이수성(李壽成)총리의 잇따른 지방나들이를 문제삼았다. 대통령이 선거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고 선거관리를 맡고 있는 총리가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었다.

또 당시 김우석(金佑錫)내무부장관 등 일부 장관들의 잇따른 지방순시에 대해서도 “장관들이 여당을 도와주기 위해 지방에서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한 당시 신한국당의 반박도 지금의 ‘여당’인 민주당 반박과 거의 같다. 당시 신한국당은 “정당한 국정수행을 선거공방으로 끌어들이는 비열한 행위”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신한국당은 야당 출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야권후보를 도와주기 위한 ‘역관권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