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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업체 '유전자 특허전쟁'…지난해 출원건수 50% 증가

입력 | 2000-03-13 19:25:00


‘유전자 특허를 잡아라.’

황금알을 낳을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생명공학의 핵심 분야인 유전자를 둘러싼 ‘특허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생명공학산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어 유전자 특허권의 향배는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13일 특허청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특허청에 접수된 유전자 관련 특허출원은 모두 401건. 이는 98년 272건에 비해 50% 가량 급증한 것으로 특허청이 이 분야를 집계한 93년 이후 매년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작년 내국인 출원은 전체의 37%인 151건에 불과한 반면 나머지 63%인 250건을 외국인이 출원한 것으로 파악된 점. 바로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유전자 특허 공세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외국 회사 중에는 일본 아지노모토가 10건을 제출한 것을 비롯해 스위스의 노바티스아게가 7건, 미국의 제넨테크가 5건 등 유명 제약회사를 중심으로 유전자 특허출원을 해놓고 있다.

특히 미국의 휴먼게놈사이언시스는 A4용지로 무려 2000페이지 분량에 해당하는 4MB 이상의 유전정보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청 유전공학심사담당관실은 “외국의 유전자 특허경쟁이 한국에 상륙하고 있는 조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유전자 특허전쟁은 이미 불꽃을 튀기고 있다. 2월말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휴먼게놈 프로젝트’의 완료가 임박했음을 발표한 바 있고 외국의 의약 관련 대기업들은 이미 수백건 이상의 유전자 관련 특허권을 확보했거나 출원해놓은 상태다. 인사이트제약이 356건의 특허권을 확보해 놨으며 스미스클라인비첨이 197건을 따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국내 기업들은 이 분야에 이제 겨우 눈을 뜬 단계이다. 특허청은 “유전자 특허권 싸움이 앞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98년 만든 ‘생명공학 분야 특허심사기준’을 연말까지 개정하는 등 이에 대한 법령 등을 서둘러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