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 마스터스부문에 참가하는 상명대 사진학과 학생들. 올해로 벌써 3년째 동아마라톤에 출전해왔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유난히 의미가 깊다. 이번 동아마라톤에서는 서명덕 총장을 비롯한 교수, 교직원들도 학생들과 함께 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올 초 새로 부임한 서총장은 매년 사진학과 학생들이 동아마라톤에 참가한다는 말을 듣고 기꺼이 참가 신청서를 접수해 동아마라톤을 ‘학교 행사’로 만들었다. 유니폼까지 맞춰 입고 동아마라톤 코스를 뛰어갈 ‘상명대 식구’들은 모두 100여명. 이중 60여명이 사진학과 학생들이다. 이들은 요즘 마라톤 연습에 여념이 없다.
상명대 사진학과 학생들은 카메라를 들고 달리기때문에 금세 다른 마라토너들의 눈길을 끈다. 동아마라톤의 이모저모를 필름에 담는 것이 이들의 일. ‘인생의 축소판’ 이라는 마라톤의 모든 것을 샅샅이 카메라에 담는다. 일부 뛰지 않는 학생들까지 코스 요소요소를 지키며 기다린다. 학생들은 대회가 끝난 뒤 동아마라톤 사진 콘테스트에 작품을 출품해 전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3년전 사진학과 양종훈교수가 ‘현장 학습’의 일환으로 동아마라톤을 택한 뒤부터 동아마라톤은 학생들에게 연례 행사가 됐다. 양교수는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 나가는 마라토너의 표정 하나하나는 훌륭한 사진학습 교재”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공부’보다도 동아마라톤을 통한 ‘추억 만들기’에 더 열심인 듯하다. 양교수는 “행사가 혼잡해질 것을 우려해 카메라를 들고 달리는 학생들을 제한했는데 경쟁률이 만만치 않았다”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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