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마라톤 2연패에 빛나는 스페인의 ‘마라톤 영웅’ 아벨 안톤(38). 그가 19일 오전 10시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네거리에서 막을 올리는 2000 동아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세계적인 매니저인 모스 타자와 함께 14일 한국에 왔다.
안톤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두번째. 그는 97년 경주에서 열린 동아국제마라톤에서 눈보라 속을 뚫고 2시간12분37초로 우승, 한국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동아서울국제마라톤 선수촌인 서울 올림픽파크텔로 직행, 여장을 푼 안톤은 15일부터 숙소 인근의 도로에서 가볍게 훈련하며 컨디션 조절을 할 예정이다.
동아서울국제마라톤대회 우승 후보 중 한명인 안톤은 30대 후반부터 기량이 만개한 ‘대기만성형’ 선수. 94년 헬싱키 유럽선수권대회 1만m 우승자인 그는 원래 장거리선수였으나 96년 종목을 바꾼 뒤부터 마라톤 인생을 활짝 열었다.
첫 풀코스에 도전한 96년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09분15초로 우승한 것을 비롯, 97년 동아마라톤과 아테네 세계선수권까지 3개 출전대회를 연속 휩쓸어 세계마라톤계를 경악케 했다. 최고기록은 98년 런던마라톤에서 수립한 2시간07분57초. 장거리선수 출신답게 스피드도 물론 뛰어나지만 지구력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7년과 99년 세계선수권 당시 모두 섭씨 30도에 가까운 무더위 속에서 지구력을 발판으로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때문에 언덕이 많고 무더위가 예상되는 시드니올림픽마라톤에서도 우승 후보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안톤은 그 전초전격인 동아서울국제마라톤 우승으로 상승세를 올림픽까지 이어간다는 각오. 그는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최근 2년간 연속 참가했던 런던마라톤(4월 개막) 출전마저 포기했다.
한편 이날 안톤 외에 스페인의 디에고 가르시아(39), 모로코의 카멜 지아니 후아시시(28), 페이스메이커인 케냐의 제임스 모이벤(23)도 입국했다. 2시간6분47초의 역대 세계마라톤 5위 기록을 보유한 케냐의 프레드 키프로프(26)는 15일 합류한다. 또 97동아국제마라톤에서 3위를 한 바 있는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메코넨(37)은 이미 13일 입국, 선수촌에 입촌했다. 메코넨의 최고기록은 88베이징마라톤 우승기록인 2시간07분35초. 94년 런던마라톤에서는 2위를 차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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