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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마라톤 D-4]황영조 "뜻깊은 대회 해설맡아 설레요"

입력 | 2000-03-14 19:10:00


“동아마라톤이 올림픽을 개최한 수도 서울에서 열리게 돼 감개 무량합니다. 이번 서울 개최로 한국 육상이 10년은 더 발전할 것으로 봅니다.”

▼ "수도 서울 개최 감개무량" ▼

19일 서울코스에서 벌어지는 2000동아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1회 동아마라톤대회의 방송 해설을 맡게 된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30·사진).

그는 14일 “KBS의 서기철캐스터와 함께 이번 동아마라톤 해설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황영조의 동아마라톤 해설은 이번이 처음. 지난해 제70회 경주동아마라톤때는 직접 풀코스를 뛰느라 해설은 하지 못했다.

황영조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지난 겨울 지도자로 첫 데뷔한 뒤 국가대표 꿈나무를 지도하기도 했고 최근엔 박사 과정 전단계로 고려대 최고위과정에 입학했다.

황영조는 공부를 마친 뒤 자신을 키워 준 한국마라톤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황영조에게 동아마라톤은 ‘머리를 얹어 준’ 대회로 결코 잊을 수 없다. 91년 61회 동아마라톤대회에 페이스메이커로 얼떨결에 참가했다가 1초 차로 김재룡 이창우에 이어 3위를 차지해 육상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것. 당시 데뷔기록은 2시간12분40초.

▼ 91년 페이스메이커로 데뷔 ▼

이번 동아서울마라톤을 보는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외국 대회에 출전했을 때 도로가 완전 통제된 가운데 길가의 수많은 시민들이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 주는 것을 봤을 때 너무도 부러웠는데 이번에 이를 원없이 볼 수 있게 됐다는 것. 특히 이번 대회 마스터스부문에 5, 10㎞를 제외했는데도 불구하고 8518명이나 참가 신청을 한 것을 보고 한국마라톤의 밝은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단다.

“동아마라톤은 겨우내 갈고 닦은 실력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대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최고 기록 산실이라고 할 수 있지요. 후배들 실력이 얼마나 늘었나 궁금합니다. 더구나 이봉주가 하프코스를 시민들과 즐겁게 달린다고 하니 생각만해도 즐겁습니다.”

황영조가 예상하는 이번 우승자는 단연 세계육상선수권을 2번 연속 제패한 스페인의 아벨 안톤. 현역 시절 같이 뛰어 봐 그의 장점을 너무도 잘 아는 안톤은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로 초반엔 신중하게 게임을 운영하다가 막판에 느닷없이 치고 나가는 게 특징.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초반엔 잘 보이지 않다가 30㎞이후부터 갑자기 나타나 우승했다는 것.

▼ 우승후보 스페인 안톤 ▼

황영조는 안톤 외에 최근 상승세인 키프로프가 우승을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켐보이 등 케냐선수들도 탄력만 붙으면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황영조는 “한국선수중에서는 김이용이 단연 앞설 것으로 생각하지만 우승을 하기에는 훈련 공백이 다소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김이용이 이번 동아마라톤에서 시드니올림픽 티켓을 딴다면 시드니올림픽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