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불만 끄면 우는 아이, 그러나 불을 켜놓자니 밝은 곳에서 재우면 근시가 된다는 얘기 때문에 영 꺼려진다.
이런 고민을 해온 부모는 이젠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불을 켜놓은 채로 재우는 것과 자녀의 시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CNN인터넷방송은 “조명과 시력발달과는 관련이 없다는 두 편의 연구결과가 세계적 과학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불을 켜놓거나 야간등을 켜놓은 채로 아이를 재우면 성장해서 근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 지난해. 그러나 보스턴 뉴잉글랜드대의 위아즈다박사는 이 주제를 자신의 연구집단을 대상으로 다시 조사했다.
시력발달 연구를 위해 24년간 추적 조사해왔던 213명의 부모에게 물은 결과, 2세 이전에 불을 켜놓은 채로 재운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자녀가 성장한 뒤 근시에 걸릴 확률은 다르지 않았다.
또 오하이오주립대의 연구자들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 대학의 카를라 재드니크박사는 10년 정도 시력발달 연구를 위해 추적조사해오던 1220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결과 카를라박사는 “불을 켜놓건 끄건 근시가 될 확률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물론 동물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24시간 불을 켜놓을 경우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미국소아과학회 대변인 수잔 코리간박사는 “아이가 어두움을 두려워한다면 굳이 불을 끌 필요가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밝은 불빛은 안정감을 주며 시간이 지나면 무섬증이 사라지게 마련이므로 버릇나빠진다고 지레 걱정할 필요도 없다. 단지 전기료가 걱정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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