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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균형 잃은 판정 이성 잃은 항의

입력 | 2000-03-14 23:57:00


프로농구 포스트시즌이 1회전부터 지나친 승부욕 때문에 코트에 욕설과 물병이 난무하고 있다.

14일 안양 대림대체육관에서 벌어진 SBS-삼보의 플레이오프 4차전. 관중석이 협소한 관계로 어렵게 표를 구해 입장한 농구팬들은 경기종료 버저가 울린 뒤 얼굴이 굳어버렸다.

이날 패배로 4강전 탈락이 확정된 삼보 선수가 퇴장하는 심판들을 향해 물병을 집어던지고 이를 말리는 연맹관계자와 욕설을 하며 주먹다짐 일보 직전까지 가는 모습을 지켜봐야했기 때문. 이런 소동은 경기가 끝난 뒤 10분이상 계속됐다.

아이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한 30대 주부는 “애를 생각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곳에 오고 싶지 않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삼보는 2일 역시 안양에서 벌어진 정규리그 SBS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종료직전 아쉽게 패한 뒤 일부 팀관계자가 소란을 피워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삼보가 분노한 것은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에 심판 판정이 균형을 잃었다는 것. 한 카메라기자는 “조그만 앵글로도 확실히 반칙으로 보이는데 멀쩡히 보고 있는 심판들이 이를 왜 놓치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

그러나 아무리 억울해도 팬의 ‘사랑’을 먹고 사는 프로선수가 술 취한 관중이 하는 것처럼 물병을 집어던지고 욕설을 해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한결같은 얘기였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