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구가 뉴욕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로스앤젤레스의 시민들이 상실감에 빠졌다고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시카고트리뷴지를 발행하는 트리뷴사에 넘어갔기 때문.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에게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발행 부수 미국 4위의 대신문 이상으로 로스앤젤레스를 대표하는 상징물이었다.
12일 인수합병을 결정하는 이사회가 끝난 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마크 윌레스 회장은 눈물을 흘렸다. 인수합병이 흔한 미국의 기업문화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자주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바람에 신문사와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안토니오 빌라라이고사 주하원의장조차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 도시의 기둥이었다”며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매각을 ‘비극’이라고 평했다.
물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같은 이름으로 그대로 발행된다. 경영권만 넘어갔을 뿐이다. 트리뷴사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편집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스앤젤레스 사람들이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도시의 자부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에는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광장이나 파리의 에펠탑처럼 도시를 대표할 만한 명소나 공간이 없다. 그래서 지난해 말 많은 도시들이 밀레니엄 축제를 개최했지만 로스앤젤레스는 이 축제를 개최할 장소가 없어 포기했을 정도.
이런 마당에 로스앤젤레스타임스까지 넘어가자 시민들이 서운해 하고 있는 것. 남캘리포니아대 조프리 코완 학장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 도시의 영혼의 일부였다”도 말했다.
그러나 일부 인사들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매각은 그동안 신문 소유주였던 오티스 앤드 챈들러 가문이 경영에 실패했기 때문이며 언론 전문기업인 트리뷴사가 인수하고 나면 신문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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