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시면 눈이 번쩍 뜨인다. 특별히 자명종을 울리지 않아도 이젠 습관처럼 저절로 일어난다. 신문을 좀 보다가 집안 식구들을 깨운다. 그리고 출근시간인 오전 7시까지 아이들과 얘기도 하고 집에서 키우는 진돗개도 운동시키는 등 여유있는 시간을 보낸다.
출근은 걸어서 한다. 장위동 집에서 직장까지 걸으면 약 1시간10분 정도 걸린다. 집을 나와 동덕여대앞을 거쳐 정릉천으로 간다. 그리고 정릉천 변으로 내려가 천변에 깔려 있는 분류 하수관 위를 걷는다. 이곳은 복개된 곳은 아니지만 아무도 없어 조용하다. 분류 하수관 위를 걸어서 출근하는 것은 하수도가 새지 않나 살펴보기 위해서다.
가는 도중에는 휴대용 녹음기에 이어폰을 끼고 일본어 공부를 한다. 일본어를 입으로 웅얼거려도 사람이 없으니 눈치볼 일이 없어 마음이 편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용두동 근처의 사무실에 도착한다. 이렇게 걸어서 출근하면 건강에도 좋고 어차피 살펴봐야 할 곳을 매일 빠짐없이 점검할 수 있고 또 외국어 공부도 하니 일석삼조인 셈이다.
이규일(54·서울 성북수도사업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