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경영' 제임스 오트리·스티븐 미첼 지음/선재 펴냄▼
기업경영과 노자(老子)의 무위(無爲)사상. 전혀 안 맞을 것 같은 조합을 잘 조화시킨 책이 바로 ‘무위경영’ 이다.
원제는 ‘도덕경에서 배우는 경영 교훈’. 미국의 경영전문가와 베스트셀러 작가가 같이 썼다.
기원 전 중국의 노자가 썼다고 전해지는 도덕경은 무위자연 사상을 기본으로 도(道)와 덕(德)을 강조한다. 인간 이성의 한계를 잘 알아 인위적 규제보다 자연의 흐름에 맡기면 훨씬 세상이 잘 돌아간다고 믿는다.
도덕경이 아무런 의도없이 도덕을 성취하는 오묘한 길을 가르치듯이 무위경영도 경영의 진수를 가르쳐 자연히 경영의 최고경지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무위경영을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듯이 보이면서도 모든 것을 다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경영자들이 사람을 믿지 않고 관리시스템에 너무 의존하여 항상 문제가 생기는데 무위경영은 균형을 잡아 사람을 신뢰하는 경영이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빈틈없는 관리를 지상으로 아는 현대경영이론과는 다르게 자연의 이치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매우 이색적이다.
그러나 무위라 해도 정말 가만있는 것이 아니라 중심과 균형을 잡고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보여준다는 전제를 담고 있다. 경영의 최고경지에 이르는 길은 서로 다른 것 같지만 결국엔 서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도덕경은 경영의 요체 뿐 아니라 삶의 지혜도 알려주고 있다. 도덕경의 현대적 해석을 통해 빛의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깨우쳐 준다.
도덕경의 가르침을 행할수록 삶의 모든 행위를 힘들이지 않고 올바르게 행하며 모든 사람을 향해 마음을 열기 때문에 유능하고 유연하며 지혜로운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전체가 되고 싶다면 스스로 부문이 되어라, 곧바르게 자라고 싶다면 스스로 굽어라. 가득 차고 싶다면 스스로 비워라”
“아무 일도 하지 않음으로써 천하를 얻으리라. 천하에 금기가 많으면 백성이 가난해지고 조정에 권모술수가 횡행하면 나라가 어지러워지며, 법령이 엄해질수록 도적은 더 많아진다.”
이런 예문을 들어 놓고 요즘 시대에 맞춰 재해석을 한 것이다.
요즘 디지털 경영이니 뭐니 하여 홍수처럼 쏟아지는 첨단경영서적에 숨이 턱턱 막히는 경영자들은 이런 인간적이며 근본을 다룬 책을 읽어 한숨 돌리는 것도 좋겠다. 박태섭 옮김
(삼성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