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라톤의 영웅은 한결같이 동아마라톤을 통해 탄생했다.
‘베를린의 영웅’ 손기정에서부터 시작된 한국 마라톤의 신화’는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와 올 도쿄마라톤에서 한국최고기록을 낸 이봉주로 이어졌다.
이제 또다른 한국 마라톤의 차세대 주인공이 태어났다. 바로 2000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서 최대의 이변을 낳으며 우승한 정남균.
한국마라톤을 이끌어온 당대 스타들이 동아마라톤을 통해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바로 그 길을 정남균이 그대로 걷게 된 것.
손기정은 제2회대회에 처음 참가해 2위에 오른 뒤 3회대회에서 첫우승의 감격을 맛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손기정이 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월계관을 쓸 수 있던 바탕이 바로 동아마라톤이었다.
동아마라톤은 ‘몬주익의 신화’를 만들어내는데도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황영조는 91년 62회 대회에 페이스 메이커로 참가한다. 유명선수의 완급조절을 위해 뛰던 황영조는 내친김에 3위로 완주해 마라토너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준 황영조는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당당히 애국가를 울려퍼지게 해 국민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봉주 역시 95년 국제대회로 발돋움한 66회 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 새 강자로 떠올랐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데는 동아마라톤의 경험이 바탕이 됐던 것.
당대를 대표한 선배들이 걸어온 길에 막들어선 정남균의 앞에 시드니올림픽이 다가서있다. 동아마라톤의 전통을 이어받은 그는 영웅탄생의 출발점에 서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