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만 참았으면 훨씬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는데….”
최연소 참가자 신지훈(申知勳·8·대전 백운초등학교 2년)군. 가족의 도움 없이 하프코스(21.0975km)를 1시간43분34초에 완주했다. 결승점을 통과한 신군은 엄마 품에 안겨 “12km쯤에서 소변 보러 주유소에만 가지 않았어도 1시간40분 안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그러나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신군은 걱정에 잠을 못 이뤘다. 주변에서 달리기를 잘한다고 했지만 20km는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았다. 대회 이틀전 한남대 운동장(400m트랙) 40바퀴를 돌 때 무척 힘들었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상경하며 ‘나는 할 수 있다’고 되뇌었다.
신군은 여섯살 때부터 대전역광장을 즐겨 뛰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 98년 대전 가족마라톤대회 5km구간에서 초등부 우승컵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번 대회 10세 이하 참가자중 1위를 차지한 신군은 “실제 대회에서 힘이 덜 들었던 것을 보면 저는 실전에 강한가 봐요”라며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었다.
3학년이 되어야 육상부에 들어갈 수 있어 내년까지 기다리는 게 지겹다는 신군은 “좀 더 크면 동아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