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데 마라톤만큼 좋은 보약이 없어.”
최고령 참가자 임봉룡(林鳳龍·84·경기 남양주시 와부읍)옹은 하프코스(21.0975km)를 완주한 뒤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사실 그에게 하프코스 도전은 모험이었다. 지난해 경주 동아마라톤에서 10km코스를 완주하긴 했지만 최근 5년 동안 20km 이상을 달려본 적이 없었던데다 갈수록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았기 때문.
용기를 냈다. 매일 아침 3.4km를 달려 체력을 쌓았고, 대회에 임박해선 두차례나 10km를 실전처럼 달렸다.
그러나 나이는 속일 수 없었던 걸까. 대회 10km지점에서 도저히 더 달릴 수 없을 만큼 고통이 엄습했다. 기권자를 태우는 차가 눈에 띄었다. 임옹은 고민 끝에 ‘이게 마지막 도전일지 모른다’며 다시 힘을 냈다.
2시간48분26초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 순간 임옹은 ‘아직 젊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의 ‘53년 마라톤인생’은 47년 경인역전마라톤대회에서 시작됐다. 76년 일본에서 열린 한 마라톤대회 10km구간에서 우승하기도 했고, 79년 런던마라톤에선 25km구간을 완주했다.
임옹은 “살아있는 한 동아마라톤에서 달리고 싶다”며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