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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김정수/고객우롱 불량광고 철저히 걸러야

입력 | 2000-03-21 19:34:00


오랜 진통 끝에 제정돼 이달부터 시행된 이른바 통합방송법은 방송광고의 심의를 방송위원회가 민간기구와 단체에 위탁하도록 했다. 새로 제정될 민간기구의 방송광고의 심의기준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몇가지 내용을 적어보고자 한다.

먼저 광고 내용의 진실성이 담보돼야 한다. 방송을 통해 광고물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실정에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광고내용의 진실성이다. 물론 허위광고로 인한 제재는 사후에도 가능하겠으나 방송광고의 사전심의 제도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허위광고를 사전에 막자는 것이다. 허위광고를 막는 것은 단순한 고객의 보호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거시적으로 광고주 등 광고업계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선정성 및 폭력성 광고의 규제도 중요한 문제이다. 선정성이나 폭력성의 기준은 상당히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라서 규제를 받는 자와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광고는 1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반복하는 것이므로 사회 전체의 도덕기준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므로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불필요한 외래어 등 광고언어에 대한 규제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국적없는 조어나 외래어 남용, 어법에 맞지 않는 언어는 자라나는 세대의 언어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언어문화의 저속화 저질화를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규제돼야 할 사항이다.

또 법령에 위배되는 내용의 광고, 또는 광고에 적합하지 아니한 상품내용의 광고 등의 금지에 관해서도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현행 심의규정에는 허가받지 않은 금융업 등 13가지에 관해 광고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이낸스 회사들에 대한 광고를 못하게 했는데 그후 파이낸스 피해사태를 생각해보면 방송광고를 금지하는 바람에 그나마 피해자가 줄었다고 자부심을 갖게 된다.

광고의 수준은 그 나라 상거래 문화의 수준과 비례한다.

김정수(변호사·방송위원회 광고심의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