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등으로 사회적 박탈감과 위기감을 느끼는 ‘좌절 계층’이 많아지면서 마약류에 손을 대는 20∼40대 청장년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21일 대검이 발간한 ‘1999년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 중 20∼40대의 비율은 95년 71.5%, 96년 73.7%, 97년 78.7%에서 IMF체제가 본격화된 98년 처음으로 80%를 넘어 82.3%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는 이 비율이 82.7%로 높아졌으며 히로뽕 투약의 경우 20∼40대 비율이 열 중 아홉꼴(89.7%)이었다.
여성 마약사범도 꾸준히 증가해 95년 전체의 19.9%에서 지난해에는 22%로 늘어났다.
지난해 마약사범은 사상 처음 1만명을 넘어선 1만589명으로 98년 8350명보다 26.8%가 늘었다.
이들을 직업별로 보면 무직(45.4%)과 유흥업 종사자(10.9%)의 비율이 높았으나 회사원(3.5%) 의료인(1.4%) 주부(0.6%) 학생(0.2%) 등의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마약류를 투입하는 장소도 유흥업소(5.7%)나 숙박업소(17.1%)가 아닌 가정집(28.3%) 노상(17.6%) 자동차(11.2%)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회사원은 정리해고 등에 대한 불안감과 빈부격차 심화에 따른 상대적 좌절감 때문에 마약류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고 주부나 학생은 호기심 때문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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