賞 春(상춘)
賞-상줄 상 玩-가지고 놀 완 蘇-깨어날 소
芳-꽃다울 방 嚆-울 효 矢-화살 시
賞에는 賞品(상품)이니 賞狀(상장) 외에 ‘구경하다’는 뜻도 있다. 鑑賞(감상) 玩賞(완상)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따라서 賞春이라면 ‘봄을 감상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겨울은 길고도 춥다. 그래서 만물이 움츠리고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초목은 앙상한 가지만 남긴다. 하지만 봄은 蘇生(소생)의 계절로 온갖 꽃들의 유혹이 요란하다. 이럴 때 超然(초연)할 자 많지 않으리라. 방 안에 앉아 있으려면 좀이 쑤셔온다. 마음은 벌써 산과 들에 가 있다. 사계절 중 유독 봄만은 鑑賞을 해야 하는 계절인지도 모르겠다. 賞春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로라 하는 賞春꾼도 많았다. 李太白(이태백)은 복숭아꽃이 만발한 날 밤 촛불을 밝히면서까지 잔치를 벌였으며 그것도 모자라 복숭아꽃 흐드러지게 핀 계곡을 찾아 ‘別天地(별천지)’라고 노래하지 않았던가.
賞春의 정취는 우리 先人들도 뒤지지 않았다. 조선 초 丁克仁(정극인·1401∼1481)은 아예 ‘賞春曲(상춘곡)’이라는 시로 봄을 노래했다. 중국에서도 볼 수 없는 詩題(시제)다.
엇그제 겨울 지나 새봄이 도라오니,
桃李杏花(도리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