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선수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 중의 하나가 신발.
농구경기를 관전하다보면 마치 ‘파리가 발을 비비듯이’ 손으로 신발 밑창을 쓸어내리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이는 신발 바닥에 붙은 이물질을 털어내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한 것.
그만큼 신발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프로농구 선수들은 보통 한달에 한 켤레씩 농구화를 소모한다. 많이 신는다고 해서 아무것이나 신는 것은 절대 아니다. 신발 선택에 대한 선수들의 고집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
농구화말고 신사화는 평생 5켤레밖에 신어보지 못한 허재(35·삼보 엑써스). 그는 중앙대시절 팀스폰서 제품말고 다른 신발만 고집했다. 당시 정봉섭감독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겨 허재의 신발을 가위로 잘라버리기를 여러차례 했지만 그래도 허재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아예 세상에 단 한 켤레밖에 없는 신발을 신는 경우도 있다.
여자프로농구 간판스타인 정은순(29·삼성생명 페라이온)이 그 주인공. 삼성 계열사인 라피도는 정은순뿐만 아니라 주전선수들의 발을 일일이 본떠 신발을 특수제작하고 있다. 발바닥 염증에 시달리는 국민은행 포인트가드 김지윤(24)은 특수깔창으로 고통을 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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