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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뇌종양 딸 목숨구해"…컴퓨터로 美전문의 찾아 完治

입력 | 2000-03-22 19:25:00


아버지의 헌신적인 자식 사랑과 인터넷이 의사도 포기한 딸의 목숨을 구했다고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영국의 공장노동자인 레이 크리스프는 딸 롤리가 1997년 너무 머리가 아프다고 해 병원 응급실로 데려간 결과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두 차례 종양 제거 수술을 한 의료진은 결국 “롤리는 회생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레이는 의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었으며 부모로서 무슨 일인가는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졌다.

레이는 공장 근무시간을 밤시간대로 바꿔 낮에는 도서관 컴퓨터에 틀어박혀 딸의 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았다.

그는 결국 인터넷을 통해 롤리와 비슷한 뇌종양 수술을 5000여 차례나 한 미국의 켈리 박사를 찾아냈다.

레이는 롤리의 뇌촬영 사진 등을 켈리 박사에게 직접 보냈다. 켈리 박사는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롤리는 지난해 4월 미국으로 날아가 수술을 받았고 이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켈리 박사는 “레이의 뇌종양 수술은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니다”며 “자신이 집도한 수술결과가 성공적이지 않다고 해서 이런 사실을 숨기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롤리는 수술을 받은 뒤 나흘 만에 퇴원했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딸의 목숨을 구한 레이의 이야기는 BBC방송에서 22일 ‘아빠를 믿어다오, 내가 의사란다’는 제목으로 방영돼 영국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줬다. 영국 의료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 로열외과대의 베리 잭슨 총장도 “환자 치료에 대한 정보가 의료진 사이에 공유되지 않아 많은 환자가 최적의 치료 기회를 잃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