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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債펀드' 주식형전환 되레 손해…1694개 중 58%손실

입력 | 2000-03-23 19:37:00


대우 채권에 물린 간접투자자들이 지난해 손실만회를 겨냥해 주식형으로 전환했다가 콘 손실을 입고 있다. 주식형펀드로 갈아타면 대우채에서 손실난 부분을 말끔히 씻고 추가이익도 내 줄 것처럼 권유하던 증권사나 투신사들은 ‘주식시장이 안 좋아서…’라며 발뺌하고 있다.

▽전환 때보다도 4∼5% 더 손실〓투신(운용)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공사채형펀드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식형펀드로 전환할 것을 권유했다. 전환된 규모는 10조원.

당초 목표는 대우채 편입으로 발생한 손실을 주식투자를 통해 보전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차일피일 주식편입을 미루다 뒤늦게 주식을 사들인 바람에 오히려 전환당시보다 손해를 입은 펀드가 속출하고 있다. 지수 800선 초반에서 대거 주식형펀드로 갈아탔지만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3일만에 무려 100포인트 가까이 올라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을 살 시기를 놓쳐버린 것이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대우채 때문에 주식형으로 전환한 펀드 1694개중 절반이 훨씬 넘는 996개사가 전환 당시보다 손해를 보고 있으며 평균손실율은 4.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00선만 되면 일단 ‘팔자’〓 D투신 관계자는 “최근 투신사 매물중 상당부분이 대우채 손실분을 보전하기 위한 주식형펀드 운용전략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정적인 공사채펀드 투자자들을 주식형펀드로 전환시켜 놓았지만 증시상황으로 수익이 제대로 안나자 불안해진 투신사 운용팀들이 조금만 이익이 나면 매물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우채 손실부분 주식으로 메운다더니…’〓일선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이유는 일부 전환형펀드가 목표를 달성하고 다시 공사채로 돌려지긴 했지만 전환당시보다 오히려 더 손실을 입은 펀드가 더 많기 때문. 주식형 전환이후 주식 편입시기를 놓친데다 물량처분 기회도 포착하지 못해 운용실적이 부진한 형편이다.

K투신 영업점 관계자는 “강세장을 예상하고 주식형펀드 전환을 적극 권유했지만 운용부분에서 너무 보수적으로 장세대응을 한 것이 수익률 부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어떻게 해야 하나〓주식투자로 손해를 본 경우 달리 방법이 없다. 투신사들은 분리형전환펀드부터 우선적으로 운용을 잘하자는 입장이지만 당장 거래소 주식시장의 수급이 꼬여있어 공사채펀드로 전환하기는 어려운 입장.

투신권 영업추진부 관계자는 “전환형펀드에서 원본(대우채로 인한 손실분 회복)에 근접하면 바로 후순위채펀드(CBO)펀드로 말을 갈아타는 것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