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확정한 데 이어 23일 후속조치로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도 출입은 지정된 수로로 통행해야 한다는 6개항의 ‘통항질서’를 일방적으로 확정, 발표했다.
북한은 이날 인민군 해군사령부 명의의 ‘중대보도’를 통해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주변수역을 제 1구역, 연평도 주변을 제 2구역, 우도 주변을 제 3구역으로 정하고 “미군측 함정과 민간선박은 1구역의 경우 제 1수로, 2구역은 제 2수로를 통해서만 통항할 수 있다”며 통행방법을 일방적으로 지정했다.
1수로는 북위 37도10분3초, 동경 125도13분19초 지점과 소청도의 제일 높은 고지를 연결한 선을 축으로 좌우 1마일씩이며 2수로는 북위 37도31분25초, 동경 125도50분38초 지점과 대연평도의 제일 높은 고지를 연결한 선을 축으로 좌우 1마일씩이라고 북한측이 밝혔다.
북한이 이날 지정한 수로의 바깥 구역은 현재 우리가 자유롭게 통행하는 곳이다.
북한은 또 서해 5도에는 원칙적으로 비행기가 드나들 수 없으며 부득이한 경우 1수로와 2수로 상공을 통해서만 비행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북한 해군사령부는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할 용의가 있지만 미군측이 끝내 문제토의를 거부하고 있는 조건에서 더 이상 실무토의에 응해 나오기만을 무한정 기다릴 수 없어 ‘5개 섬 통항질서’를 확정, 공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측은 “지정된 구역과 수로를 벗어나는 경우 그것은 곧 우리측 영해 및 군사통제수역과 영공을 침범하는 것”이라며 “통항질서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언제 어디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리라는 것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연평해전에서 패하자 3개월 뒤 새로운 해상군사분계선을 일방적으로 선포하고 미군과의 협상을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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