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가까이 베이루트에서 인질 생활을 했던 미국 AP통신 소속 기자가 3억4100만달러(약 3751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고 AP통신이 27일 전했다.
미 연방법원 토머스 잭슨판사는 24일 이란 정부에 대해 테리 앤더슨(52)에게 2450만달러, 앤더슨의 아내 바실에게 1000만달러, 딸 술롬에게 670만달러를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이란 공보부에 대해 이와 별도로 보상금 3억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앤더슨은 지난해 3월 헤즈볼라가 친이란 성향의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로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이란정부를 상대로 1억달러의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이란은 헤즈볼라를 지원한 적이 없으며 미국 법정은 다른 나라에 대한 재판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란정부가 직접 돈을 지급할 가능성은 없다. 이에 따라 미 연방정부는 이란에 관련된 각종 기금에서 돈을 떼내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85년 3월 AP통신 중동지국장 겸 특파원이던 앤더슨은 친이란 성향의 이슬람 근본주의단체인 헤즈볼라에 납치돼 2454일 동안 레바논에서 억류됐으며 1991년 12월 풀려났다. 그는 현재 미 오하이오대 저널리즘 담당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앤더슨은 판결이 내려진 뒤 “보상금을 받게 되면 물론 좋겠지만 이번 소송은 돈이 목적이 아니었던 만큼 이란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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