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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낮과밤]블랙엔젤/'공든 탑' 노리는 투기꾼 몰린다

입력 | 2000-03-27 20:25:00


Y대학의 창업지원센터에 입주, 시스템통합(SI) 솔루션을 개발하는 Y사는 최근 폐업의 위기에 몰려 있다.

창업초기에 자본금 3000만원을 댄 두 명의 개인 투자자가 사장의 경영방침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자 사장이 회사를 떠나버린 것. 핵심개발자이기도 한 사장이 나가자 제품개발이 늦어질 수 밖에 없고 직원들도 10명중 4명이 나가버려 사실상 업무가 중단된 상태.

인터넷서비스업체인 P사도 최근 사장과 한 개인투자자의 갈등 때문에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사장 김모씨(35)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창업하면서 대학동창인 회계사에게 회사의 재무전략을 담당해 달라며 지분 10%를 줬다. 그런데 회계사인 친구가 사장이 창업자본금을 허위로 신고한 사실 등을 약점으로 잡고 회사의 경영과 증자 과정에 간섭하면서 두 사람간의 갈등이 심화돼 업무가 마비됐다.

입소문이 빠른 벤처업계에는 두 회사의 이야기가 회자되면서 “개인투자자를 함부로 끌어들였다가는 큰 코 다친다”며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 때문에 최근 창업한 벤처기업들은 안면이 있고 믿을 만한 사람만 주주로 참여시킨다.

벤처기업들은 창업 초기에 자본을 대주는 개인투자자를 ‘엔젤(천사)’이라고 부른다. ‘열에 아홉은 망한다’는 벤처기업을 믿고 돈을 댄 투자자에 대한 고마움의 뜻이 담긴 말.

그러나 엔젤이라는 단어 앞에 ‘블랙’이라는 말이 오면 전혀 다른 뜻으로 돌변한다.

‘블랙엔젤’이란 천사처럼 나타나 벤처기업에 돈을 대주다가 갑자기 얼굴을 바꿔 창업자를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