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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터뷰'로 첫 메가폰 변 혁 감독 인터뷰

입력 | 2000-03-30 19:44:00


“잔잔한 멜로영화라고만 봐도 좋고, 영화에 대해 좀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 사실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구나’하고 알아봐주면 더욱 좋겠다.”

장편영화 데뷔작인 ‘인터뷰’의 개봉을 앞둔 변혁 감독(34)의 소망은 “관객들이 영화와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봐주었으면”하는 것이다.

-대중영화의 코드에 익숙한 관객에겐 다소 낯설고 어려울 것 같다.

“사람들은 영화가 전형적인 장르를 벗어나면 불안해 한다. ‘음악은 이래야 돼’ 하고 규정하지는 않으면서도 ‘영화는 이래야 돼. 처음은 이래야 하고, 끝은 이래야 하고…’를 너무 쉽게 규정한다. 그런 규정을 일부러 피해간 탓에 이 영화가 낯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새로움은 수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충무로에서 상업영화로 만들면서 처음의 기획의도가 변질된 면은 없는가?

“물론 처음 생각했던 기획과 결과물은 많이 다르다. 그러나 15억원의 제작비를 들이고 톱스타를 쓰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화산업의 포용력이 넓어졌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창작이 힘들었을 뿐 충무로에서 작업했기 때문에 변질된 면은 없다.”

변감독은 1999년 5월부터 PC통신을 통해 250명의 자원자를 뽑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한 내용 중 실제 영화에 쓰인 분량은 10% 정도. 변감독은 “다큐멘터리와 허구가 좀 더 절묘하게 섞일 수 있기를 바랐지만 현실의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주지를 않기 때문에 지금보다 5∼10배로 작업량을 늘리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아쉬워 했다.

1991년 단편영화 ‘호모비디오쿠스’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1997년 프랑스 국립영화학교를 졸업했다.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