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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 적어 주부-노인 충원…선관위 불법감시단 不實우려

입력 | 2000-03-30 19:57:00


16대 총선 후보들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선거관리에 비상이 걸림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긴급회의를 갖고 중앙간부들이 권역별 담당을 맡아 일선 현장에 직접 내려가 이들의 활동을 독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앙선관위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일선 선관위가 시민단체와 연계해 불법 탈법선거 감시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 및 예산부족으로 실제 단속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고 투표율 제고 방안도 선관위의 당면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월 개정된 선거법에 의해 처음 도입된 선거부정감시단과 관련해 29일까지 지역 선관위별로 확보된 감시단원은 총 1만973명으로 목표수치인 1만2200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준비과정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허점은 사전 준비교육의 소홀. 대구 동구선관위의 경우 25일 가까스로 35명의 단원을 확보해 감시단 발대식을 마쳤지만 당초 지원자는 10명에 그쳐 노동부 산하 고용인력센터 등을 통해 허겁지겁 인원을 채웠다.

이 지역 선관위 관계자는 “최소한 선거운동 시작 20여일 전에 단원들 모집을 마쳐 치밀한 교육이 이뤄져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단속의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지역별 감시단에 참여하는 인물들 상당수가 주부나 노인들이어서 기민한 현장 적발 등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라고 일선 선관위 관계자들은 밝혔다.

한 선관위 관계자는 “일부 단원들은 일당 4만원을 노린 ‘면피성’ 출근으로 일관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투표율 제고방안도 선관위에 떨어진 발등의 불. 이번 총선후보자들의 평균경쟁률(4.6대 1)이 96년 15대 총선 당시 평균 경쟁률(5.5대 1)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중앙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총선시민연대의 활동 등으로 20, 30대 젊은 층의 정치참여 욕구가 커질 것으로 보고 후보경쟁률도 5.3대 1 정도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국적으로 투표소 감축과 투개표 관리인력 부족이 이같은 현상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현재 전국적으로 유권자수는 다소 늘었지만 투표소는 1만3780개로 15대 총선 때 비해 15% 감소했다. 투개표관리 등 선거관리업무에 투입되는 총인원도 44만8000명이지만 15대 때 비해서는 다소 줄어든 규모다.

실제로 일선 선관위는 “교통편이 많이 발달한 점을 인정하더라도 유권자들이 거주지에서 5∼10km 정도 떨어진 투표소를 과연 찾겠느냐”며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