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별자리' 안상현 지음/현암사 펴냄▼
어린 시절 우리는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며 별나라의 왕자를 만나러 은하계로의 먼 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 길에서 우리는 카시오페아 페르세우스 안드로메다 페가수스 플레이아데스 등 ‘서양 별’들을 만났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저자는 세상을 서양의 눈으로 바라보는 데 익숙해져 버린 우리에게 우리 고유의 별자리와 우주를 해석하는 눈을 찾아주려 한다. 좀생이별 개밥바라기 노인성 천대장군 문고리 …. 밤하늘에서 우리 별자리를 회복해 선인들과 같은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어쩌면 인공위성 ‘우리별’을 쏘아 올리는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인지 모른다.
저자는 ‘천문류초(天文類抄)’와 같은 우리 나라 고대 천문서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의 역사서, 그리고 선사시대부터 최근에 이르는 온갖 문화재에서 우리 별자리에 관한 것들을 추려내 중국과 비교하면서 동양의 별자리를 정리했다.
그는 “서양 별자리에 얽힌 신화들은 불륜과 투쟁으로 가득 차 있는 데 비해 우리네 별자리는 매우 소박하고 인간미가 넘쳐 흐른다”며 “월궁 항아 선녀가 샛별 소년과 은하수를 노니는 우리네 별자리 전설은 따뜻하게 우리네 가슴을 감싸 안는다”고 말한다. 우리 별자리에는 우리 겨레의 삶과 생각이 담겨 있고 이를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 ‘황도남북양총성도’ 등 전통적인 동양의 천문도와 함께 ‘동서양 별자리 지도’를 실어 비교하기 쉽게 만들어 놓은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336쪽 1만2000원.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