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대학생활의 추억을 안은 채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 어느 날 학창시절의 친구 배상규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첫사랑 수연과 강제징집된 치우와 형욱 등을 회상한다. 누구는 사회 운동가로 누구는 정치인으로, 또 누구는 묘비명 속의 이름으로 변신했다. ‘나’는 오늘의 삶에 ‘그들’이 끼친 공헌과 희생을 글로 쓰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얼굴없는 소설가 ‘이환’의 장편소설 ‘너를 부르마’(새움) 줄거리다. 80년대 후반 전국의 대학 문학상을 휩쓸다시피 수상했다는 이력이 작가에 대한 궁금증을 부추긴다. 곁가지를 두지 않고 고집스러울 정도로 일관된 줄거리를 밀고 나가는 점이 특징이자 매력으로 작용한다. 문학평론가 이명원은 “익숙한 통증으로 부대끼는 이 세계가 날렵하고 가벼운 허위의 세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소설은 발견하게 해준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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