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은 3일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 기업인들이 출신지역에 공동으로 공단을 조성하기 위해 빠르면 이달안으로 이산가족방문단을 구성해 북한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관은 이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국가안보와 대북정책’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지역에 공단을 조성하되 가능하면 휴전선 인근지역으로 이끌어내 평화벨트를 조성한다는게 정부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실향민 기업인 가운데 고향지역 투자희망자를 권역별로 구성, 빠르면 이달 중 이산가족 상봉을 겸한 북한방문을 성사시킬 계획이며 첫 방북단에는 평양 인근이 고향인 이산가족 기업인 10여명이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장관은 또 “남북당국간의 만남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밝혀 남북간에 상당한 의견접근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박장관은 이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베를린 선언’ 이전에 (이미) 북한이 다양한 분야의 인프라 지원을 요청해왔다”며 “북한이 기대하는 인프라 지원은 물량이 많고 종류도 다양해 남북당국간 협의와 국민 다수의 동의가 있어야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측의 의사전달 통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박장관은 “중국은 북한 김정일(金正日)총비서가 상하이(上海) 등 중국의 개혁 개방 현장을 직접 둘러 봐야 북한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중국고위관리의 말에 따르면 리펑(李鵬)전인대상무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해 김총비서에게 방중 초청장을 전달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