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박찬호(27·LA다저스)는 역시 ‘실전용’이었다.
지난달 스프링캠프에서 94년 입단후 최악의 성적(3패 평균자책 7.43)을 남겼던 박찬호가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일본인 투수 이라부 히데키(30·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사상 첫 한일투수간 선발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며 4년연속 두자리 승수를 향한 상큼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5일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원정경기.
박찬호는 6이닝동안 6안타와 볼넷 4개를 내주고 4실점(3자책)했지만 폭발적인 타선의 지원과 메이저리그 7년차의 관록을 앞세워 10-4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은 3개.
한국과 일본투수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이날 경기는 몬트리올 선발 이라부가 홈런 2개를 포함한 8안타의 뭇매를 맞으며 6점을 내주고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쫓겨나 싱겁게 끝이 났다.
이라부는 특히 3회에는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5연속 안타를 내주고 미구엘 바티스타와 교체됐다.
반면 박찬호는 초반 빠른 공과 체인지업이 제대로 구사되면서 비교적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데본 화이트의 통산 32번째 1회초 선두타자 홈런으로 1-0의 리드를 안고 등판한 박찬호는 1회말 론델 화이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가볍게 삼자범퇴로 끝내며 승리 예감을 했다.
박찬호는 2회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에게 첫 안타를 맞은데 이어 볼넷 2개를 연속 허용한 뒤 유격수 케빈 엘스터의 실책으로 동점을 내줬지만 3회 다저스 타선이 게리 셰필드의 결승 2점홈런을 포함해 7연속 안타를 때려내는 등 8안타로 7득점, 이후부터는 투구수를 조절하며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박찬호의 투구내용은 썩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는 평가. 1회를 제외하고는 매회 주자를 내보냈고 이닝이 거듭될수록 구위가 급격히 떨어져 장타를 잇따라 허용했다.
3, 4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박찬호는 10-1로 앞선 5회에는 선두 피터 버저런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폭투, 볼넷, 적시타를 잇따라 내줘 2점을 뺏겼고 6회에도 2루타 2개를 맞고 1실점한 뒤 7회부터 마운드를 오난 마사오카에게 물려줬다.
박찬호는 10일 오전 2시10분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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