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구를 살린다는 일념으로 드래프트를 수용키로 했습니다.”
지난해 이후 실업팀의 대졸선수 선발 방식을 둘러싸고 실업팀간, 또 실업과 대학간에 첨예한 대립을 벌일 때 대학측의 입장을 대변해 왔던 송만덕 한양대감독이 5일 드래프트 참가를 전격 결정, 배구계 최대 현안이었던 드래프트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그동안 배구 협회와 실업측이 제시한 드래프트 금액이 대학측의 기대치에 못 미친다며 드래프트 참가 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던 송감독은 이날 “더 이상 시간을 끌 경우 배구의 인기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할 뿐만 아니라 대학을 졸업한 뒤 몇 개월째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제자들의 앞날을 위해 올해는 드래프트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경 입장을 고수하던 송감독이 드래프트 참가로 방향을 선회하자 다른 대학들도 일제히 드래프트에 참여키로 하고 12일까지 드래프트 참가선수 명단을 협회에 제출키로 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드래프트제를 둘러싼 실업과 대학간 갈등이 완전히 해결됐다고는 볼 수 없다. 오히려 ‘더 큰 전과를 얻기 위한 대학측의 일보 후퇴’라는 것이 정확한 관측이다.
송감독은 “대학이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것은 올해뿐”이라고 말해 여전히 자유경쟁을 통한 선수선발 방식을 선호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주장에 대부분의 대학 감독이 동조하고 있어 당장 올 하반기 실시 예정인 내년 대학졸업생들에 대한 드래프트를 두고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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