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제 홈런이 지겹다.”
5일 공식개막전에서 한경기 역대 최다인 14개의 홈런이 터져나왔던 대전구장. 7일 벌어진 한화와 현대의 시즌 3차전에서도 홈런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6회까지 현대가 7개, 한화가 2개의 홈런을 터뜨려 모두 9개의 볼이 담장을 넘어갔다.
6회초, 관중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홈팀이 크게 뒤지고 있었던 게 가장 큰 이유. 그러나 홈런이 시도 때도 없이 터져 경기의 긴장감이 떨어진 탓도 있었다. ‘홈런 공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 현대선수들만이 시끌벅적 축제 분위기.
현대의 선발타자 9명 중 전날까지 안타를 때려내지 못한 선수는 김인호와 박경완 단 둘뿐. 이들은 경기직전 ‘이날 안타를 못친 선수가 한턱을 내자’고 내기를 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인호는 안타를 치고 득점까지 올리고 들어오며 박경완을 보고 씨익 웃었다. 그러나 박경완은 보란 듯이 3,4회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내기는 무산됐다.
아마도 한턱은 5일 개막전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3개의 홈런을 때려낸 톰 퀸란이 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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