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두 간판 토크쇼인 ‘이홍렬쇼’(월 밤10·55)와 ‘김혜수 플러스 유’(수 밤10·55)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9월 2년 만에 부활한 ‘이홍렬쇼’는 방송 직후 22∼2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인 반면, 1998년 이후 1년 반 넘게 25%대를 기록하며 ‘효녀 프로’로 자리잡던 ‘…플러스 유’는 최근 17~18%대로 떨어졌다. 17일 개편을 앞두고 ‘이홍렬쇼’의 PD는 ‘유임’된 반면, ‘…플러스유’의 PD는 후배에게 ‘가시방석’을 넘겨주게 됐다.
SBS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의 메인 작가인 김일중씨가 두 프로를 모두 쓰고 있어 ‘소프트웨어’가 다른 것도 아니다. “포맷의 차이”라는 김씨에게 두 프로의 엇갈리는 사정을 들어봤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탤런트 김혜수가 출연자와 ‘수다’를 떠는 ‘…플러스 유’에 나와 얘기할 수 있는 연예인은 100여명. 매회 5명 이상 나와 벌써 인원 초과 상태라 같은 사람이 두 세번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이홍렬쇼’는 야식을 만들며 얘기를 주고 받는 ‘참참참’ 코너의 경우 1명으로 30분을 진행한다. 그만큼 ‘자원’을 아꼈다는 얘기다.
△출연자 의존도가 높다〓일정한 ‘그릇’이 없는 ‘…플러스 유’는 출연자의 컨디션에 시청률을 맡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방송 초반에는 ‘입심’이 검증된 연예인만을 고를 수 있었지만…. 반면 ‘이홍렬쇼’는 출연자가 ‘썰렁’해도 코너 자체의 ‘힘’으로 버틸 수 있었다. 예를 들어 10대부터 40대까지의 상황별 대처법을 알아보는 ‘1040’이나 사회적으로 나쁜 습관을 짚어보는 ‘꼭 있다’ 등에서 출연자는 사실 그저 웃기만 하면 된다.
△처녀 수다와 유부남 수다〓‘…플러스 유’의 여자 출연자들은 대부분 아가씨들이어서 이야기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홍렬쇼’의 ‘유부클럽’은 유부남 연예인들이 성적 고민이나 출산과정에서의 고민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아 훨씬 더 흥미있다. ‘…플러스유’는 언제나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지만 ‘이홍렬쇼’는 가끔씩 찜질방에서도 한다. 바로 심야에 필요한 포근함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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