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출신 모델 소피 달(22)은 패션쇼에서 단연 눈에 띈다.
키는 다른 모델과 엇비슷한 182㎝지만 몸무게는 73㎏. 게다가 대부분의 패션 모델들은 가슴이 작지만 소피의 가슴 사이즈는 38인치나 되기 때문이다.
패션 모델에 대한 일반 인식을 완전히 뒤엎은 소피같은 유형이 앞으로는 소녀들에게 새로운 여성상으로 주목받게 될 것 같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11일 전했다.
비쩍 마른 모델들이 소녀들에게 여성의 몸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영국 정부가 6월 ‘몸매 정상회담’을 열고 좀더 현실에 가까운 몸매의 모델을 기용하라고 패션 관계자들에게 주문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피가 모델로 데뷔한 것은 19세 때. 런던에서 어느 멋진 여성이 쇼핑백을 잔뜩 들고 힘들어하는 것을 우연히 본 소피는 집앞까지 그의 짐을 함께 들어다 줬다. 도움을 받은 여성은 다름아닌 패션잡지 보그의 수석 디자이너였다.
소피의 커다란 눈을 쳐다보던 그 여성은 “당신은 내가 본 어떤 여성보다 매력적인 표정을 갖고 있다”면서 “슈퍼모델 감”이라고 말했다.
이 여성의 소개로 영국의 유명 모델 에이전시 스톰을 찾은 소피는 그 자리에서 모델 계약을 하게 됐다. 1997년 데뷔와 동시에 패션계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그는 육감적인 몸매를 앞세워 보그와 베니티페어 등 잡지를 통해 영역을 넓혔다.
소피는 “점심 한끼도 마음놓고 못 먹는 다른 모델이 전혀 부럽지 않다”며 “이젠 비정상적일 만큼 마른 몸매를 아름답게 여기는 패션계의 인식도 변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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