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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장세 전망] "떨어질만큼 떨어졌다" 긍정론 솔∼솔∼

입력 | 2000-04-11 19:51:00


10일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메가톤급 호재로 급등세를 보인 주가가 하루만인 11일 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증시 흐름이 반전되려면 역시 수급여건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증권전문가들의 관전평. 일부는 “수급여건이 개선되려면 앞으로 적어도 3∼6개월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장기 침체 불가피론을 펴고 있다.

이같은 비관론에 대해 “물가 유가 엔화환율 경상수지 등 거시경제여건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증시흐름을 바꿀 수 있는 분위기가 점차 마련돼가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주가가 수급을 부른다〓동원경제연구소 강성모 투자분석팀장은 “주식형수익증권 잔고 변화는 주가변동에 후행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가가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추세상승국면에서는 대개 주가가 먼저 오른 뒤 주식형수익증권 잔고가 뒤따라 증가한다는 것. 예컨대 93년 하반기에 주가가 4개월동안 30%나 오르는 동안 주식형수익증권 잔고는 줄어들었다. 이후 주가가 단기 고점을 치고 내림세로 돌아선 1월부터 비로소 증가하기 시작했다. 98년 말에도 그랬다. 주가가 3개월간 80%나 오르는 사이 주식형잔고는 제자리걸음을 하더니 뒤늦게 주가가 단기조정을 받는 시점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것.

강팀장은 “주식형수익증권 잔고가 줄어들지만 않는 상황에서 적절한 호재가 뒷받침되더라도 주가가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다”며 “환매수요가 정점을 통과한 2·4분기가 이런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직은 경기회복의 초기단계〓‘최근 증시는 내년 이후의 경기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IMF회복경기의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다만 경기 및 기업수익성을 1∼2년 앞서 반영하는 생산성 지표 추이를 보면 아직은 경기회복의 초기단계라는 결론이 나온다. 서울증권 여인택 선임연구원이 거래소내 19개 업종대표종목의 종업원 1인당 영업이익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8개 종목이 3년이상 연속 증가했으며 99년 생산성이 98년보다 떨어진 기업은 3개에 불과했다. 여 선임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높은 생산성을 기반으로 고성장 속의 저물가라는 미국식 신경제를 구현할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최근 3∼4년간의 생산성 향상 추세는 경기확장세가 앞으로 1∼2년간은 더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알려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총선 이후의 물가 및 금리 불안 이외에 국내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제2금융구조조정이 금융권 불안을 지속시킬 가능성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1차금융구조조정 때와 같은 퇴출, 통폐합, 대규모 감자 뒤 공적자금 투입 등은 없을 전망이다. ‘악재로서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정부 관계자, 금융 전문가들 이외에 외국투자자들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외국증권사들은 오히려 금융구조조정을 한국의 금융 체질을 선진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고 이를 감안해 한국에 대한 장기투자 의사를 여전히 밝히고 있다.

▽일부는 이미 바닥을 찍었다〓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증권사들은 국내 우량 가치주 및 정보통신주들은 미국 및 아시아 경쟁국가들의 동종종목들에 비해 저평가된 상황에서 조정에 들어가 평균 반토막 이상 났기 때문에 지금이 저점매수의 최적기회라고 보고 있다. 3월에 매수세가 집중됐던 삼성전자,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은 물론 이제는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우량정보통신주와 LG화학 등 실적우선주에도 꾸준히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이런 지수관련 종목에 꾸준히 외국인 매수세가 몰릴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강한 지지를 받을 전망이다.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