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그룹 ‘드렁큰 타이거’의 열풍이 거세다. 이 달초 나온 2집 ‘위대한 탄생’이 20만장 판매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힙합 음반이 이처럼 불티나게 팔리는 것도 드문 일이다.
‘드렁큰 타이거’의 열풍은 1년 전 데뷔 때부터 이미 예고됐다.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은 힙합의 실기와 이론이 탄탄해 힙합 매니아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었다. 이들은 데뷔 때 국내 힙합에 대한 도발적인 발언으로 ‘잘난 체한다’는 오해도 받았지만 이제는 ‘정통 힙합의 전도사’로 불린다. 이들이 말하는 ‘위대한 탄생’은 가식과 차별을 묻어버리고 열망을 불태우자는 것.
타이틀곡 ‘위대한 탄생’은 가사와 그에 맞춘 각운이 놀랍다. 우리말이 자연스럽게 박자를 타고 넘어가면서 저절로 관절을 절도있게 꺾는 ‘힙합 동작’이 나올 정도다. 한글 가나다라∼타카파하에서 ‘가’ 등으로 시작하는 ‘14행 시’의 가사는 멤버 타이거 J.K.(서정권·25·미국 UCLA 휴학 중)가 직접 썼다. 수록곡 ‘취권과 당랑권’은 무협에 비유해 현실을 직시하라는 내용이고, ‘난 널 원해’는 ‘러브 힙합’이다.
음악을 위해 알바니 뉴욕 주립대를 자퇴한 멤버 DJ 샤인(임병욱·25)은 “힙합은 리듬있는 시”라며 “그 시는 현실 비판이든 사랑이든 자기 철학이 뚜렷해야 한다”고 말한다. 힙합인은 솔직한 자기 철학과 힙합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 ‘드렁큰 타이거’는 앞으로 그룹 이름을 딴 힙합 전문 레이블로 후배의 음반을 발매하는 등 ‘힙합 비즈니스’에도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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