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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닥터의 건강학]최형기/"테니스운동 정력에 최고"

입력 | 2000-04-11 21:38:00


10여년 전 영동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엔 20대 초반의 청년이 구급차에 실려왔다. 평화의 댐 공사장에서 일하던 중 폭발사고로 음경이 통째로 잘려나간 것. 청년은 “몇백 번이라도 수술받을테니 제발 ‘그곳’을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쳤다.

긴급호출을 받고 달려간 최형기교수(56)는 우선 ‘남성’ 복원을 시작했다. 성형외과팀과 함께 왼쪽 다리의 근육을 떼어낸 후 미세현미경으로 음경 뿌리 부분의 동맥과 연결했다. 이어 피부를 말아 요도를 만들고 발기와 이완을 조절할 수 있는 ‘세조각 팽창형 보형물’을 삽입했다. 열시간 뒤 수술은 성공리에 끝났다. 두달후 청년은 퇴원하면서 “고맙습니다”를 연발했다.

7년 전에는 자정경 20대 중반 총각이 잘려나간 성기를 들고 ‘울면서’ 실려왔는데 5년 뒤 처자식과 함께 ‘웃으면서’ 다시 찾아왔다.

‘성(性)’에 남다른 ‘공(功)’을 들여 성공한 최교수.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발기부전 환자를 수술로 치료하는 최고의 ‘칼잡이’로 통한다.

1996년 미국의 보형물 삽입수술 권위자인 코넬대 비뇨기과 J.프란시스코 이드교수가 방한했을 때의 일. 4명의 발기부전 환자를 최교수와 이드교수가 2명씩 나눠 수술시범을 보이는 워크숍 자리에서 문제가 생겼다. 먼저 수술을 시작한 이드교수가 1명을 수술하는데 두 시간이나 걸린 것. 이드교수의 양해를 받은 최교수는 나머지 3명을 두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수술했다. 이드교수는 한동안 말을 잊었다가 “당신은 진정한 외과의사”란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계속되는 최초 행진▼

최교수는 발기부전 환자들이 보약이나 정력식품에 매달리던 시절인 1983년 말 중앙대 김세철교수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보형물 삽입수술’을 시작했다. 1985년 ‘세브란스 성기능장애클리닉’을 개설, 성기능장애도 ‘병’이란 인식의 계기를 마련했다.

1997년엔 ‘성공(性功)해야 성공한다’는 치료체험기 출간, 이어 조루증 치료제 ‘SS 크림’개발, 세계 최초 생약조루증 치료제 개발 공로로 특허기술상 충무공상 수상, 발기부전의 새 진단법인 ‘SS-패노그램’을 개발….

그가 지금까지 시행한 음경보형물 삽입수술은 700여건. 미국 듀크대와 인디애나대병원의 95%보다 높은 99%의 성공률이다. 이를 인정받아 최교수가 맡고 있는 영동세브란스병원 성의학연구소는 지난해 아시아 발기부전 수술센터로 지정됐다.

▼나이는 50대 체력은 30대▼

나이 50대, 외모는 40대 초, 체력은 30대. 일주일에 한 두번 아내와 성생활도 거뜬하다. 아침 굶고 출근하는게 다반사라는데 비결이 뭘까?

“정력강화법이요? 20년 넘게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는 테니스가 아닐까요. 강한 남성의 필수조건인 하체운동에 그만이거든요. 스트레스 푸는데도 좋고….”

인턴 때 배운 테니스는 최교수의 인생마저 바꿨다. “졸업 성적이 좋아 각과 선배들이 서로 오라고 했지만 비뇨기과를 선택했어요. 남이 안하는 특수 분야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수술과 테니스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1년 전 전국 50대 아마추어 테니스대회에서 우승했을 정도의 실력. 최교수는 바둑 골프 성악 등에서 ‘프로급’이어서 ‘팔방미인’이란 별명도 있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테니스계로 ‘귀의’할 것을 ‘설파’할 정도로 테니스를 특별히 사랑한다. 윤기현국수와 함께 바둑 프로기사 테니스회 출범의 산파역을 맡은 것도 그다. 특히 이창호국수에게 “기력을 최소 ‘반집’ 늘리고 정력을 20대로 계속 유지하려면 꼭 테니스를 꼭 배워야 한다”며 ‘훈수’를 둔 것은 바둑계에서 유명하다.

▼최교수가 추천하는 성기능강화법▼

최형기교수가 추천하는 최고의 정력제는 규칙적인 운동. 태권도 수영 등산 등은 비아그라 보다 뛰어난 ‘자연 비아그라’라는 것. 다음은 최교수가 추천하는 성기능 강화법.

▽케겔운동〓일종의 정력강화 체조. 변의(便意)를 참기 위해 항문을 조이는 동작을 하루 100번 반복하면 사정근육이 강화된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면서 아랫배에 힘을 주어 회음부 근육을 수축했다가 다시 숨을 내쉬면서 아랫배를 이완하는 것도 효과적.

▽SS(Stop-Start)법〓자위행위를 하듯 성기를 자극하다가 사정이 임박했다는 느낌이 오면 중단하고 그 느낌이 사라지면 다시 자극하는 훈련법. 조루증 치료에 효과적. 15분 가량 1회 3차례 반복하고 1주일에 2, 3회 시행.

▽음식〓달걀 우유 생선 콩 등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음식과 과일 채소 등은 성욕과 발기력을 살리는 식품. 마늘 파 생강 부추 김치 해바라기씨 등도 좋다.

▽금기사항〓흡연 과음 과식은 절대금물. 스트레스는 발기력을 떨어뜨리지만 웃음은 성생활의 활력소.

▼어떻게 뽑았나▼

성기능장애 전립선질환 등 남성질환 분야 ‘베스트 닥터’로 연세대 영동세브란스 최형기교수, 서울대 백재승교수, 중앙대 김세철교수가 공동 1위로 뽑혔다.

남성질환부문 베스트닥터:최형기(연세대영동세브란스·성기능장애) 박재승(서울대·남성불임 성기능장애) 김세철(중앙대·요로결석 남성불임) 안태영(서울중앙·성기능장애) 이상은·이종욱(서울대·신장암등 비뇨기종양·비뇨기종양) 김제종(고려대안암·성기능장애) 최한용·채수용(성균관대 삼성서울·방광암등 비뇨기종양) 이정구(고려대안암·배뇨장애).

동아일보사가 15개 대학병원에서 남성질환을 담당하는 비뇨기과 전문의 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백교수는 현미경을 이용한 ‘미세혈관 수술법’으로 발기부전을 치료하는데 전문가이며 남성불임 주치료법의 하나로 정관복원을 위한 ‘이층문합술’의 국내 최다 시술자.

김교수는 1987년 국내 최초 요로결석에 대한 ‘체외충격파쇄석술’에 성공했으며 ‘효소면역분석법’이라는 남성불임증 진단법도 처음으로 도입. 사정불능 환자에게 전기자극에 의한 체외수정으로 임신을 성공시켰다.

한편 11∼20위에는 △서준규(인하대) △김청수(울산대) △안한종(〃) △최낙규(경희대) △이성준(계명대) △정우식(이화여대) △권성원(〃) △홍성준(연세대 신촌세브란스) △박광성(전남대) △김진일(경희대)교수가 올랐다.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