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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核폐기물 반입 외화벌이"…의회-환경단체 반발

입력 | 2000-04-12 19:23:00


러시아 정부가 핵폐기물을 처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는 나라들로부터 핵폐기물을 들여오는 대가로 외화를 받아 예산 적자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대해 러시아 의회와 국제환경단체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 원자력부는 11일 앞으로 10년 동안 유럽과 아시아 여러 나라로부터 모두 210억 달러를 받고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핵폐기물 2만t을 반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원자력부는 이들 국가가 임시 보관하고 있는 핵폐기물만 20만t으로 추정된다며 핵폐기물 수입이 ‘시장성 있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원자력부는 우랄산맥 근처의 마야크에 있는 특수 시설을 이용, 수입한 핵폐기물에서 유용한 핵물질을 추출하는 등 재활용이 가능하고 핵폐기물의 도난이나 유출로 군사 목적에 전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의회를 설득중이다. 운송도 밀봉 기차를 이용하면 안전하다는 주장.

그러나 의회와 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는 “현재 국내 핵폐기물조차 처리하기 벅찬 실정”이라며 “특히 운송 도중 사고라도 일어나면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92년 핵물질 수입을 금지했으나 비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 등 구소련 국가와 헝가리 등 동구로부터 핵폐기물을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