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도 일대에서 빈발하고 있는 산불 중 강릉 삼척 등 도시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방화일 가능성이 제기되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의 강원도 지역 산불중 상당수는 일부 산주가 개발을 노려 고의적으로 방화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현지 주민들의 제보가 경찰에 잇따르고 있다.
경찰이 이들 제보를 토대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동해안의 이들 도시지역 주변의 야산은 대부분 풍치지구로 묶여 산주들이 수십년간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도시계획법 또는 국토이용관리법 등의 규정에 의하면 풍치지구 등에서 산불이 발생해 풍치가 훼손됐을 경우 산주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용도변경 신청을 할 수 있고 지자체는 실사를 거쳐 상업지구 등 다른 용도로 변경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산주의 신청이 있을 경우 불이 나 산림이 모두 훼손되어 버린 풍치지구에 대해 평균 표고 경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시 조림을 해야할 지역인지 풍치지역을 해제하고 개발해야 할 지역인지를 결정한다.
경찰에 접수된 제보내용을 보면 이들 도시지역 주변 야산의 산주들은 산불이 나 풍치지구에서 해제되면 소유지에 위락시설을 유치하는 등 개발이 가능해 엄청난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산불이 나는 것을 내심 바라고 있다는 요지다.
경찰청은 이에 따라 최근 강원도 일대에서 일어난 산불 중 화재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일부가 방화에 의한 산불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강원지방경찰청에 특별수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강원지방경찰청은 이날 감식반원 3명과 형사기동대원 5명으로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12일 강원 삼척시 근산동 야산에서 일어난 산불 등 최근 강릉 고성 삼척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 중 아직 화재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6곳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최초 발화지점에 대해 현장감식을 하는 한편 산불이 난 지역에 사는 주민들을 상대로 목격자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