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살아있다.
다음달 2일이면 만 40세가 되는 프로야구 현역 최고령투수 김용수(LG). 마무리 전문인 그는 1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한지붕 라이벌’전에서 선발로 나와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그가 선발로 나오기는 지난해 9월1일 대구 삼성전 이후 무려 7개월여만의 일. LG는 시즌개막전부터 내리 3연승을 달리다 뒤이은 3경기를 모두 잃었다. 그것은 중간계투요원과 마무리가 부실한 탓.
LG 코칭스태프는 대책회의를 열고 김용수와 제2선발 장문석(26)의 보직을 바꾸기로 의견을 모았다. 마흔의 김용수가 매경기 불펜에서 대기하기엔 체력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판단한 것. 여기에 차명석 유택현 등 미들맨이 13점대의 평균자책을 기록해 김용수가 빨리 등판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날 선발로 나선 김용수에게 오영일투수코치는 5회까지 5점 내로만 막아달라고 주문했다. 말수가 적은 김용수는 고개만 끄덕이더니 1회와 2회 연속 안타를 내주며 2실점, 실망감을 안겨주는 듯했다. 그러나 노장은 역시 노련했다.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 연속 3자범퇴로 기대 이상의 투구내용을 보였다.
그러자 젊은 타자들도 신이 나서 안타잔치를 벌이며 쉽사리 역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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