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전이 본격화된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상당 기간 한나라당 우세로 나타났으나 막판에 접어들어 엎치락뒤치락 양상으로 바뀌었다.
○…전국의 선거 판세 윤곽이 처음으로 공개된 것은 3월21일 동아일보와 ‘리서치 앤 리서치(R&R)’의 여론조사. 3월15일을 전후해 전국 227개 선거구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 여론조사 결과에서 지지율 1위 지역수는 민주당 97곳, 한나라당 107곳이었다. 2월말 공천 시점부터 전국 여론조사를 계속해온 민주당도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3월28일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을 앞두고 25일을 전후해 동아일보와 R&R가 전국 80여곳의 경합지에 대해 재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1위 지역수가 113 대 94로 벌어졌다. 민국당세가 완전히 퇴조했고, 한나라당의 공천 파동이 완전 수습 단계에 들어섰다는 사실이 확연히 나타났다.
○…3월28일 후보 등록과 함께 개별 후보자의 재산 납세 병역 사항이 공개되면서 상황은 또 달라졌다. 특히 수도권에 개별 후보들의 부침이 심해지는 가운데, 여야를 막론하고 386세대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와 함께 신진 후보들의 ‘이름 알리기’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국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 대 민주당의 지지율 1위 지역 차가 5곳 정도로 좁혀졌다.
○…3일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 대상후보 명단이 발표되고 7일 후보자 전과가 공개된 후 낙선대상자와 중진 의원, 민주당 영입파 의원 등이 전체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개별후보 간의 역전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졌지만 전국적인 판세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충청권이 격전지화되면서 민주당세가 약진한 반면 자민련은 그만큼 세가 축소되고 있다는 게 당시 여론조사 결과였다.
○…10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발표는 선거전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게 각 정당과 여론조사 기관들의 공통된 견해. 다만 경기 북부의 2, 3개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현격한 열세를 뒤집고 지지율 1위로 올라서기도 했는데, 그것이 전체 판세에서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격차를 ‘제로’로 만드는 결과로 투영됐다는 것. 영남과 호남의 일부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 현상도 두드러졌다.
물론 이는 여론조사에 잡힌 민심 추세였을 뿐이어서 연령대별 지지후보별 투표율 변수 등이 작용하는 실제 투표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