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추리소설 ‘탐정 마방진’은 가장 재미 있는 문학장르인 추리소설, 가장 어렵다고 생각되는 정보통신의 전문성을 혼합한 퓨전(fusion)적 작품이다. 앞으로 10∼15회에 걸쳐 연재될 계획. 소설만 읽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관련 인터넷 사이트와 용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해 독자들의 ‘컴맹’‘넷맹’탈출을 도울 계획이다.
‘탐정 마방진’이 연재되는 동안 라이코스코리아(www.lycos.co.kr)는 ‘범인 알아맞히기’ 등 각종 퀴즈 게임과 경품행사 정보사냥대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소설에 관한 독자의견도 접수, 사건진행에 반영할 계획이다. 어려운 용어에 대해서는 질의응답(Q&A)도 벌일 예정이다.》
▼등장인물▼
◇마방진
사설탐정 29세. 가끔 티격거리는 인효와는 애인 사이. 정의감이 강하고 논리적인 유추에 능하다. 대학시절에는 컴퓨터라면 손사래를 쳤던 대표적인 아날로그 인간이었다. 특전사 근무시절 우연히 병영전산화 덕분에 워드프로세서와 인터넷의 초급기능을 익혔다. 제대후 탐정업무에 치여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다가 최근 친구인 왈도의 권유로 다시 시작하면서 재미를 붙이고 있다.
◇왈도
컴퓨터 프로그래머. 마방진과는 죽마고우. 뚱뚱하고 몸집이 커 김인호라는 이름보다는 왈도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첨단 마이크로테크놀로지에도 조예가 깊어 마방진의 수사에 과학적 방식을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가끔 엉뚱한 추리로 사건을 헝클어지게 만드는 것이 단점.
◇인효
대학 졸업이후 인터넷에 골몰하고 있는 26세의 아가씨. 자신이 운영하는 웹진(인터넷 잡지)의 회원이 10여명에 불과하지만 고집스럽게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시력이 나빠 뿔테안경을 쓰고 있다. 천진난만하고 가끔 백치스럽지만 사건의 결정적 단서를 포착하기도 한다.
◇우용호
서울경찰청의 정보과 형사. 30세. 강력사건을 오래 다뤘지만 최근 정보과로 옮겼다. 공명심이 강하고 매우 의욕적이다. 마방진과는 보이지 않게 경쟁심을 느끼지만 때론 협력한다.
봄기운이 완연한 2002년 4월의 첫날 아침, 마방진은 기지개를 잔뜩 켜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시계는 오전 10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늦었다는 생각은 안 했다.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하자 자신의 검색로봇인 L2가 수집해놓은 사건 사고 기사들이 작은 창으로 떠올랐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보통의 사건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나마 눈길을 끄는 것은 ‘30대 남자 컴퓨터 앞 돌연사’라는 제목이었다. 최근 컴퓨터 게임이나 업무 도중 원인불명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컴퓨터앞 돌연사 증후군(CSDS:Computer Sudden Death Syndrom)’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3월 31일 오후 11시 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S 사이버 오피스텔에서 정모씨(32세)가 컴퓨터 게임 도중 갑자기 숨졌다. 경찰은 애인 이모씨(27세)의 증언과 외상이 전혀 없는 점 등으로 미루어 사인을 최근 빈발하고 있는 컴퓨터 앞 돌연사로 추정하고 있다. CSDS는 지난해에 9건이 발생했으나 금년들어서는 3월말 현재 17건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기사를 읽고 있을 때 전화가 왔음을 알리는 기계음과 함께 컴퓨터 화면이 번쩍거렸다. 전화 수신창을 클릭하자 왈도의 다급한 얼굴이 나타났다. 왈도는 마방진이 좀전에 읽은 기사의 사건을 얘기했다. 집이 아닌 걸로 봐서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을 중심으로 보급된 화상공중전화를 이용하는 모양이다. 마방진은 그런 ‘보통 사건’을 두고 씩씩대는 왈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래? 이상할 것이 별로 없는데.
―아냐, 그게 아냐. 내가 아는 사람인 것 같아서 그래.
―그래?
―내가 거기로 갈 테니 넌 죽은 사람이 누군지를 확인해줘.
―그러지. 어렵지 않은 일이니.
마방진은 서울경찰청 우용호 경장을 통합메시징서비스(UMS)로 찾았다. 그와는 사건 해결 때문에 몇 번 만나 친분을 쌓고 있었는데 최근 강력과에서 정보과로 전근한 상태였다. 그의 공명심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지만 실제로도 사건 해결에 대단한 실력을 보이는 이였다. 마침 그도 온라인에 있어 메신저로 바로 연결됐다.
―마방진입니다.
―민완탐정이 웬 일이셔? 날 귀찮게 하려는 거면 사양이야.
―귀찮게 하지는 않을게요. 어제 컴퓨터 게임을 하다 죽은 30대 남자말인데요. 그 사람 이름을 알고 싶어요. 담당 형사도요.
―그건 어렵지 않은데, 30분 후에 연락줄 수 있을 것 같고. 그런데 무슨 냄새라도 맡았나? 그건 단순 변사 아닌가. 어느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죽음이야. 괜한 고생말고 그냥 두는 게 어때?
―왈도가 아는 사람인 것 같아서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다면 의뢰비도 없겠구먼….
―괜찮습니다. 친구일이니까요.
40분 정도 지나자 우용호 경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마침 왈도도 마방진의 사무실 겸 침실로 들어와 있었다.
―죽은 사람은 정인태라고, 돈이 많더군. 인터넷 데이 트레이딩(Day―Trading)으로 증권투자를 해 엄청나게 벌었데. 사회복지법인 ‘오르다’의 간부이고…, 강남경찰서 정찬길 경사가 현장을 다녀온 모양이니 연락해보지. 그 친구 이메일은 changil12@seoulpolice.go.kr이고….
―고맙습니다.
마방진이 우용호와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왈도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지고 있었다. 눈치채지 못한 마방진이 왈도를 돌아보았을 때는 왈도는 숫제 파랗게 질려 있었다.
아무리 친한 선배가 죽었다곤 해도 그런 표정은 의외였다. 그와는 꽤 많은 사건 현장을 함께 다녀 웬만한 죽음에는 이골이 생겼다고 자신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외상이 없는 돌연사였으니 그들이 ‘사건’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이었다.
―맙소사! 진짜 인태 형이야.
왈도는 다시 한번 확인하듯 소리쳤다.
―안됐구나. 그렇지만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죽음이야. 그런데 왜 그렇게 질려 있어? … CSDS는 최근 다반사로 늘었잖아. 어쩌면 21세기의 새로운 흑사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나저나 그 선배가 복지법인에 근무하면서 굉장히 돈이 많았나봐? 서울벤처밸리 한복판의 S오피스텔이라면 우리 같은 서민들은 엄두도 못내잖아.
―아니야. 내가 보기엔 단순 사망사건이 아니야. 예전에 인태 형이 이상한 메일이 자주 온다고 말한적이 있거든. 그때는 별 생각 없이 지나쳤는데, 지금은 달라. 무언가 계획적인 살인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
―어떤 메일이었지?
―화상메일이었어. 죽은 고양이의 목을 잘라놓은 사진에다가 심하면 내장이 터져버린 쥐새끼 사진까지. 그렇게 자주 온 건 아니었지만. 그런 걸 받으면 누구라도 께름칙하겠지? 지금 생각하면 ‘네가 이 꼴이 된다’는 얘기가 아니었을까? 사망진단을 내린 의사를 만나봐야겠어.
―그때는 왜 경찰에 신고를 안 했지?
―스팸(spam)메일을 신고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어쨌든 우리가 파고들어 보자. 단순한 돌연사가 아니야. 분명히 뭔가가 있을 거라구.
―좋아! 마침 사건 의뢰도 없던 참인데. 한번 파고 들자.
▼알면도움▼
◇검색엔진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등대역할을 하는 프로그램. 한글로 제공되는 것만 약 500여개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검색엔진은 주제검색과 단어검색 그리고 이를 통합한 메타(meta)검색으로 분류된다. 검색로봇은 ‘로봇 에이전트’로 불리는 소프트웨어로 인터넷을 정기적으로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자료를 수집, 저장해놓았다가 필요할 때 꺼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글 검색엔진으로는 라이코스코리아 야후 심마니 네이버 까치네 등이 있다. 정보검색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려면 네띠앙(http://my.netian.com/∼jkspace) 심우태의 검색가이드(http://114.co.kr/∼velvet) 서처(http://www.searcher.co.kr) 등을 찾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
◇도메인
인터넷의 영토 혹은 인터넷의 주소로 불린다.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는 통신을 위해 4단위 숫자의 고유주소(IP)를 갖고 있지만 이를 영문으로 쉽게 표현한 것이 도메인이다. PC의 현재 위치를 표현하기 위해 kr(한국) jp(일본) uk(영국) 등의 국명을 약자로 표기해 맨 뒤에 붙인다. 미국은 별도 국적표시를 하지 않는다. 한국 국적 도메인 등록기관은 한국인터넷정보센터(www.nic.co.kr)뿐이지만 닷컴 등 세계 도메인의 등록을 대행해주는 기업은 여러 곳이다. 예를 들면 예스도메인(www.yesdomain.com) 네임코리아닷컴(www.namekorea.com) 넷피아(www.netpia.com) 등이 있다.
◇디지털
손가락이라는 뜻의 라틴어 디지트(digit)에서 유래한 말. 물결처럼 연속적인 개념의 아날로그와 달리 정보의 양을 막대그래프처럼 계단식으로 계량화할 수 있다. 음반의 경우 LP판은 아날로그, CD는 디지털 방식으로 정보를 담고 있다. 디지털 방식은 정보의 전달과 보관 등에서 아날로그에 비해 탁월하다.
◇스펨메일
원하지 않았는데 배달되는 전자우편. 상품광고와 회원가입권유 설문조사 등이 대부분이다. 우연히 들른 사이트에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알아내 보내는 경우도 있고 개인정보를 밀거래해 보내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이 기술이 해킹에도 응용돼 특정 서비스를 마비시키기 위해 수십만, 수백만건의 메일을 동시에 보내는 경우도 있다.
◇UMS
통합메시징서비스의 약자. PC로 주고받던 E메일의 개념을 전화와 팩스 이동전화로 확대한 서비스. 상대방이 PC로 보낸 메일과 약도 등을 팩스로 받아보고 음성으로 전환해 이동전화나 전화로 받을 수 있다. 또 전화로 메시지를 보낼 경우 이를 문자로 전환해 전달해주기도 한다. 한박스(www.hanbox.com) 투비슈어(www.2bsure.com)등의 서비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