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얼굴을 한 인터넷 광고로 간다.’
‘닷컴(.com) 광고’라고 불리는 인터넷 사이트 소개 광고가 최근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다. 막연하고 신비로운 사이버세계의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그쳤던 지난해와 달리 ‘사람이 만나는 공간’ ‘생활에 밀접한 정보를 전달하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인터넷 서핑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네띠앙, 네이버, 다음, 야후 등 포털 사이트 광고에서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1차 광고에서 이집트 벽화의 상형문자로 사이버세상의 이미지만을 전달했던 ‘네띠앙’. 최근 시작된 2차 광고에서는 ‘사람의 힘이 커지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회원끼리 정보를 주고 받으며 ‘인터넷 커뮤니티’를 주요 컨셉트로 채용했다.
네띠앙 커뮤니티 안에 있는 창업동호회, 바보동호회, 라면동호회, 환경단체 등의 회원과 재미 환경운동가 대니 서 등을 캐스팅해 ‘네띠앙에서 만나면 뜻깊은 만남이 생긴다’는 메시지를 강조.
네띠앙 광고를 제작한 오리콤의 이종혁팀장은 “같은 인터넷 공간에서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인터넷이 ‘사람이 사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공간에 모이는 사람들, 즉 ‘인터넷 커뮤니티’를 강조한 광고로 네띠앙과 정면대결에 나선 것은 ‘다음 커뮤니케이션’. ‘다음’은 최근 TV CF에서 라틴댄스 동호회에 나갈 채비를 하며 흥에 겨워 스텝을 밟는 영화배우 이성재를 등장시켰다.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은 “너르고 푸른 바다, 광활한 만주벌판을 보여주며 ‘우리 인터넷’이라는 것을 강조하던 1차 광고만으로는 네티즌을 접속으로 이끄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결론은 온라인 광고면서도 ‘오프라인식’ 만남을 강조하게 됐다는 것. 2차 광고에서도 이성재의 날렵한 라틴댄스는 계속되고 있다.
광고대행사 컴투게더가 만든 ‘네이버’의 광고는 갓 스물을 넘어선 남녀 신인모델을 기용, ‘사랑 이야기’를 인터넷 광고로 끌어들였다.
결혼 5개월째지만 아직까지 서로의 사랑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는 청춘 남녀. 이들이 사랑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은 학교 선배도, 형제도, 부모도 아닌 포털 사이트 네이버. ‘내가 아무 말도 못할 때 네이버에서는 사랑이 13만6808건이었다’는 카피를 통해 막강한 검색 조회건수를 보여주는 동시에 인터넷에 대한 감성적 접근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다.
LG애드가 제작한 야후!쇼핑의 광고도 고향집 안방에 앉아 인터넷 쇼핑으로 DDR을 구입해 손자, 손녀들만큼 즐겁게 춤을 추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등장시켜 생활속의 인터넷, 누구나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