遊說(4월10일자)의 요령은 民心의 소재를 正確하게 把握(파악)하여 파고드는 데에 있다. 하지만 그게 어디 그리 쉬운가. 그 遊說의 어려움에 대해 최초로 언급한 이에 韓非子(한비자)가 있다. 그가 쓴 ‘韓非子’라는 책의 說難篇(세난편)은 본서의 壓卷(압권)이다.
그에 의하면 遊說의 어려움은 지혜가 부족하다거나 언변이 모자라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심중을 정확하게 헤아려 딱 들어맞는 말을 해야 하는 데에 있다. 마음은 뽕밭에 가 있는데 콩밭을 운운한다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는 군주를 예로 들면서 설명하고 있다. 곧 상대방이 名譽(명예)에 잔뜩 관심을 두고 있는데 財物(재물)을 논하면 ‘輕薄(경박)하다’고 하며 그 반대라면 이번에는 ‘물정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욕한다.
그렇다고 財物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면서 짐짓 名譽를 말하는 자 앞에서 名譽를 논하면 겉으로는 ‘옳다!’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멀리 할 것이며 반대로 財物을 말한다면 속으로는 좋아하면서도 겉으로는 내친다.
최악의 경우 너무 똑똑한 나머지 치명적인 弱點이라도 건드리는 날이면 宰相(재상)은 커녕 죽음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른 척 좋은 점만 말했다가는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속으로는 ‘아부’한다고 여기는 게 왕의 생리라는 것이다. 이래저래 遊說는 어렵다고 했다.
그토록 遊說의 요령에 통달했던 그였지만 막상 秦始皇(진시황)을 遊說하는 데에는 실패하여 결국 死藥(사약)을 받고 죽어야 했다. 遊說는 정말 어려운 모양이다.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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