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로 유명한 로저 무어(72)가 007영화 출연을 그만둔 지 15년 만에 다시 스파이 역을 맡게 됐다.
무어는 스릴러 영화 ‘적’에 여배우 팻시 켄시트와 함께 출연할 예정이라고 영국의 BBC방송 인터넷판이 17일 전했다.
무어는 이 영화 대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데스몬드 바글리의 유명한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질 이 영화의 줄거리는 생화학 무기를 놓고 각국 스파이들이 벌이는 암투.
무어는 최근 한 영국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가끔 출연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나를 완전히 은퇴한 영화배우로 여길 것 같아 출연하게 됐다”면서 “새 영화에서는 007과는 다른 모습의 스파이 역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임스 본드는 이제 젊은 사람이 맡는 게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무어는 ‘리브 앤드 렛 다이’에서 ‘뷰 투 어 킬’까지 12년간 007 시리즈에서 본드 역을 훌륭히 소화해 냈다. 1985년 티모시 달튼에게 007역을 넘겨줬다.
무어는 1998년 ‘스파이스 걸스’에 카메오로 출연한 이후 몇 년간 은막을 떠나 주로 유니세프 대사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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