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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추얼펀드 원금 6410억원 까먹었다…84개중 74개가 손실

입력 | 2000-04-23 20:00:00


지난해 100% 가까운 수익률을 달성하는 등 간접투자상품의 대표주자로 급부상한 뮤추얼펀드가 계속되는 약세장에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이달말 이후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뮤추얼펀드들은 투자이익은커녕 원금이 축난 상태에서 청산을 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얼마나 깨졌나〓23일 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87개 주식형 뮤추얼펀드(한강구조조정기금 제외) 투자자들은 20일 현재 설정금액의 11.85%에 해당하는 6410억원의 투자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87개 펀드의 투자원금인 설정금액은 총 5조4091억원으로 20일 현재 자산평가액인 순자산가치는 총 4조7681억원에 불과하다. 87개 펀드 중 74개 펀드가 원금을 까먹었으며 투자이익을 얻고 있는 펀드는 13개에 그쳤다.

10∼20%의 손실을 입고 있는 펀드가 28개, 10% 미만의 원금을 잃은 펀드는 27개였으며 손실률이 20∼30%에 이르는 펀드도 19개에 달했다.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13개로 이중 6개는 10% 미만의 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원금 손실청산 이어질 듯〓5월말까지 만기가 되는 뮤추얼펀드는 5개로 이중 서울투신운용의 플래티넘3호가 20.0%, 미래에셋의 드림파이오니어가 12.7%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그러나 서울투신운용의 플래티넘타겟펀드는 -10.6%, 삼성투신운용의 삼성프라임플러스2호는 -7.3%, LG투신운용의 밀레니엄파트너챌린지는 -25.4% 등으로 투자원금 손실 상태에 있다.

삼성투신운용이 운용하는 삼성프라임플러스1호는 15일 -0.83%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만기청산, 98년 12월 뮤추얼펀드가 처음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원금이 손실된 상태에서 청산됐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은 “주가가 상승국면을 맞지 않을 경우 원금이 손실 난 상태에서 청산하는 뮤추얼펀드가 속출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운용능력의 한계〓국내 뮤추얼펀드는 종합주가지수 흐름을 뒤좇아가는 인덱스형 펀드가 주류를 이룬다. 주식시장 등락추세에 따라 펀드수익률도 오르고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주가 폭락에 대비해 선물매도 등의 리스크 관리를 해놓지 않을 경우 펀드수익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펀드매니저들은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뮤추얼펀드들은 대부분 주가가 높은 시점에 설정된 펀드들로 현재와 같은 침체장이 지속될 경우엔 원본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뮤추얼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수익이 높아지면서 적정한 선에서 이익을 확정하지 못하는 등 무리한 운용을 한 점도 수익률 부진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