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통사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로 70만3156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했다. 이는 98년에 비해 무려 38.7%나 늘어난 것. 전북 전주시나 충북 청주시의 인구가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친 셈이다.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8.7명(98년 기준)으로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세계 3위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 중 1위다.
교통사고가 이처럼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국민들의 교통법규 준수 의식이 퇴보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인실연)이 1월 고속도로 이용 차량의 안전벨트 착용률을 조사한 결과 운전자 200명 중 54%만 안전벨트를 착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8년의 79%에 비해 엄청나게 줄어든 것. 특히 고속버스 운전기사의 착용률은 14%, 어린이의 보호장구 착용률은 1.5%에 불과했다. 운전하면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 운전 중에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혈중알코올 농도 0.1%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위험하며 사고 발생률이 5∼6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정책이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도 문제다. 지정차로제가 폐지되면서 대형 차량의 무질서 난폭운전이 증가했다. 차량의 제한속도도 도로별로 시속 10∼20km 정도 높아져 과속 차량이 크게 늘어났다.또한 지난해 6월 의무 경찰의 교통단속이 금지되면서 경찰의 단속 인력이 크게 줄어 교통법규 위반 차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교통사고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운전자 각자가 ‘내가 먼저 양보하겠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부도 교통사고 예방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단속 강화의 불가피성을 충분하게 홍보한 뒤 교통법규 위반 차량를 엄격히 단속하고 처벌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 연간 3000억원이 넘는 교통범칙금을 활용해 무인감시카메라, 교통사고 다발지점 경고표시, 반사경, 중앙분리대 등 교통안전시설물과 단속장비를 늘리고 도로구조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송자(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