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말라 애가 타는 사람들에게 물 한컵 쑥 내미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원수같았던 ‘기미’를 떠올리며 홈페이지 ‘기미’(www.gimi.pe.kr)를 만든 약사 김인숙씨(44·경북 영천시 금호읍 서강약국 경영)가 홈페이지 서두에서 밝힌 첫마디.
김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불혹의 나이가 될 때까지 기미 여드름 주근깨 등 기초적인 피부트러블은 물론 스트레스성 탈모에 이르기까지 안겪어본 피부질환이 거의 없을 정도로 ‘힘든 과거’를 지냈다.
그때를 김씨는 “외적인 컴플렉스 때문에 내적인 아름다움을 제대로 키우지도, 발휘하지도 못해 앞날에 대한 희망도 없이 어두움에 싸여 지냈던 세월”이라고 표현한다. 약국을 찾아온 환자들에게도 체면이 서지 않았다.
5년전부터 독한맘 먹고 ‘피부트러블’과의 전쟁을 시작한 그가 마침내 승전보를 거둔게 1997년. 보송보송 솟아나는 머리카락과 사라지는 여드름을 눈으로 확인하며 그간 기록해 두었던 나름의 치료법을 정리해 홈페이지 ‘기미’를 탄생시켰다.
피부관리 코너에서는 ‘맛사지는 성형의 어머니다’같은 격언을 지어내 싣기도 하고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려서 얼굴피부를 흔들리게 하는 것 만으로도 여드름을 퇴치할 수있다는 나름의 ‘여드름 체조법’도 담았다.
“의학적 약학적 소견은 철저히 배제했어요. 그저 옆집 아줌마나 이모, 미용실 언니가 말해주는 것처럼 수다나 잡담도 섞어가며 아기자기하게 꾸몄죠.”
이론적 설명이 아무리 많아봐야 정작 피부 때문에 고생하는 이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걸 체험으로 알기 때문. 힘겨웠던 ‘환자 시절’을 생생히 기억하기에 상담란에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피부 고민에는 늦어도 24시간안에 답장을 보내준다. ‘고지’가 얼마 안남았다는 격려와 함께.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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