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한동(李漢東)자민련총재가 28일 청와대에서 오찬회담을 갖기로 함에 따라 두 사람의 만남이 16대 총선과정에서 극도로 악화된 민주당 자민련간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지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대통령이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에도 실패한 자민련을 총재회담의 파트너로 인정한 것 자체가 일단은 공조복원을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또 이번 회담이 잘 되면 김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와의 회동 가능성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공조복원에 대한 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내심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그러나 자민련은 일단 “공조복원과 이번 총재회담은 전혀 별개”라며 분명한 선을 긋는 자세다. 특히 공조복원의 열쇠를 쥐고 있는 JP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JP가 이총재로부터 양당 총재회담을 보고 받고 ‘좋다’고 승낙은 했지만 김대통령에 대한 섭섭한 감정은 전혀 풀어진 것 같지 않다”며 “JP는 여전히 ‘생각하면 할수록 분하다’는 심경이어서 누구도 공조문제를 꺼내지조차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김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영수회담처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초당적 협력, 대화와 타협의 정치 구현 등과 선언적인 것 이상의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우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자민련은 이번 회담을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등 자민련의 ‘독자 생존’을 위한 민주당의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로 활용할 생각이어서 이 대목에서 대화의 실마리가 풀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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