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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대우 주식이동 6월께 조사…"오너-일가에 집중"

입력 | 2000-04-27 19:11:00


현대 삼성 LG 등에 이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대우도 조만간 국세청의 주식 이동조사를 받게 된다.

국세청은 또 지난해 대우에 대한 정부와 채권단의 워크아웃 계획이 확정되기 전 이미 대우에 대해 국제 거래를 중심으로 세무 조사를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27일 “대우는 방만한 자금 운용과 기업 확장으로 국민경제에 엄청난 손실을 안긴데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어온 김우중 전회장의 기업 자금 전용 등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조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식 이동 조사는 해당 그룹 또는 기업이 아니라 사주 일가에 대한 조사이기 때문에 워크아웃 계획이나 계열사 매각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조사의 초점은 해외로 자금을 도피시켰는지 또는 기업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없는지 등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 시기는 현대 삼성 LG 등에 대한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6월경이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안정남(安正男)청장은 지난해 국세청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 때 대우에 대한 조사 계획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금융감독위원회 등의 자료를 넘겨받아 자체 분석을 거쳐 세무 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대우에 대한 국세청 조사는 △㈜대우의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전용한 회사 자금 가운데 아직 사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10억달러의 행방 △회계장부 조작을 통해 사라진 수십조원의 전용 여부 △김전회장이 대우 워크아웃 전 계열사 지분을 부인 또는 자녀들에게 변칙 증여한 사실이 없는지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세청은 이미 지난해 대우에 대한 워크아웃 계획이 발표되기 전에 대우를 방문해 국제 거래를 중심으로 세무 조사를 실시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우의 자금 사정 악화설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 진상 파악 차원에서 조사를 벌였지만 이미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어 있어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