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금위기설로 주가 폭락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가 금리 인상을 놓고 27일 해프닝을 벌여 시장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날 오전 열린 거시경제 점검회의에 참석했던 재경부 모국장이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면서 금리 관련 질문을 받고 “한은의 심훈부총재가 금리인상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고 밝힌 데 따른 것. 통화정책권을 갖고 있는 한은은 부랴부랴 “사실 무근”이라며 대응에 나서면서 재경부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한은 관계자는 “이날 회의는 통화 등 금융시장동향과 재정동향 등을 점검하는 자리로 금리와 관련된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뭐냐”고 크게 흥분했다.
급기야 회의에 참석한 심부총재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해당 발언을 한 재경부 국장에게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
이번 해프닝은 회의석상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얘기하는 과정에서 발언이 부풀려져 와전된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문제는 시장 관계자들의 혼란. 일부 채권딜러들은 한은의 금리인상 계획이 없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기자들에게도 직접 전화를 해 확인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가 재경부와 한은이 동시에 부인하자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 채권딜러는 “금융시장이 그렇지 않아도 갈피를 못잡고 있는데 중요한 통화정책을 놓고 양 기관이 이런 해프닝을 벌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기관의 짜임새 있는 팀워크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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