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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지역 피해 눈덩이]목타는 지구촌…수천만명 고통

입력 | 2000-05-01 20:03:00


지구촌 곳곳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가뭄이 심한 곳은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서남아시아 일부 지역. AP통신 등 외신은 100년이래 최악의 가뭄으로 이 지역에서만8000만명 이상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인도 정부의 한 보고서는 서부 구자라트주와 라자스탄주의 경우 45도의 가마솥 더위가 계속되고 일부 지역에는 8년째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주민 5000만명 가량이 심한 가뭄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또 마하라슈트라, 안드라 프라데시, 오리사주 등 9개 주도 물 부족이 심각한 상태다. 가뭄으로 인해 올해 인도의 식량 생산은 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인도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에 따라 최근 해군 함정을 동원해 뭄바이에서 구자라트주로 800만ℓ의 물을 공급했으며 열차를 이용해 급수하고 있다. 또 밀과 쌀을 라자스탄주에 50만t, 구자라트주에 30만t씩 지원했다. 그러나 물과 식량 부족 사태를 견디지 못해 주민들이 속속 마을을 떠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폭동 조짐도 있다고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최근 전했다.

세계식량계획(WFP) 등은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가뭄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수십만 마리의 소와 양이 죽은 것으로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초 파키스탄 가뭄 지역을 돌아본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발루치스탄주와 신드주 등 가뭄이 극심한 동부 지역의 가축 90% 가량이 최근 3년간에 걸친 가뭄으로 죽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주민들에게 이주를 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프가니스탄〓남부의 칸다하르 헬만드 자불 우루즈간 리므로즈주 등이 가뭄으로 타격을 받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밀의 절반 가량이 말라죽었으며 가축은 80%가 죽었다고 아프가니스탄정부는 밝혔다. 발루치스탄주의 한 관리는 “650만 주민 중 200만명 이상이 가뭄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가축 수백만 마리가 위협을 받고 있어 주민들이 대거 고향을 뜰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불과 칸다하르 지역의 유목민은 낙타 등 가축의 80%를 잃었으며 식량원인 살구와 아몬드 나무마저 말라죽어 가축 사료인 알팔파의 뿌리로 끼니를 잇고 있다고 WFP측은 밝혔다.

▽중국〓90년대 후반부터 중국 북부지역에 계속된 가뭄이 내륙 지방으로 남하, 곡식과 가축 피해가 커지고 있다. 북부 산시(山西)성을 강타한 가뭄은 성 전체 농지의 40%에 피해를 주었다. 산시성 남쪽 안강(安康)현에서는 농지의 60%와 주민 17만명, 가축 7만여마리가 피해를 보았다. 신화통신은 또 중부 후베이(湖北)성도 50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 980개 이상의 저수지 수량이 급격히 줄었고 56만㏊의 농지가 말라 버렸으며 100만명의 주민과 80만마리의 가축이 물 부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동부와 멕시코〓멕시코 정부는 지난달 가뭄 피해가 심한 치와와주 등 북부 9개주를 재해 지역으로 선포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해에도 한발이 중북부지역을 휩쓸어 수많은 가축이 폐사하고 농작물이 타들어가는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아프리카 동부 지역의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지부티 케냐 등 8개국도 수개월째 계속된 가뭄으로 1200만명 이상이 극도의 기아 상태에 시달리고 있다.

bonhong@donga.com